'박기영 인사논란' 커지는 파장에 '철회카드' 주목
청와대 "논란 예상했다"지만 예상 보다 큰 후폭풍에 '난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선임을 둘러싼 인사논란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과학계는 물론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 각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오히려 야당이 논란에서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형국이다. 굳이 이번 인사 논란을 여야 대결 구도로 '변질'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군의 반발'에 난감해진 청와대…참여연대, 과학계 "임명 철회하라"
특히 이번 인사에 반발하는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시민단체들이 대부분이다. 새 정부 인사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던 이들이 총구를 겨누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이 느끼는 '체감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박 본부장은 과학계의 최대 '흑역사'이자 희대의 과학사기 스캔들인 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에 연루돼 있다. 무엇보다 박 본부장은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심의‧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데다 국무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다. 이번 인사 논란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회원' 168명과 과학기술자 60명도 9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박 교수는 황우석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인물임에도 그 어떤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박 교수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한국생명윤리학회,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과대안 등 9개 시민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의 핵심이자 배후였다"며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는 촛불민심이 요구한 적폐세력 청산에 배치된다"고도 했다.
"논란 예상했다"지만 일파만파…청와대 안팎 '사퇴카드' 거론돼
여기에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실을 밝혀낸 과학인 모임 브릭(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과 '황우석 사태'를 보도했던 MBC PD수첩 제작진이었던 한학수, 박건식 PD 등도 이번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내 반발 역시 커지면서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인사 논란에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비문(非文)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런 인사가 있을 수 있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는 커지는 인사 파장에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박 본부장이 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출근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박기영 사퇴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인사 과정에서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인사 논란에 대해선 청와대 입장을 말씀드릴게 없다"고 말했다. 인사 배경에 대해선 "과거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일한 경험을 중요시해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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