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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공급 차단' 빠진 새 대북제재, 북 추가도발 막을 수 있나?


입력 2017.08.07 16:20 수정 2017.08.07 17:11        하윤아 기자

제재 핵심 수단 '원유 금수' 조치 빠져 북 태도변화 기대 어려워

북, 제재 명분 삼아 핵실험·재래식무기 동원 시위 등 도발 가능성

북한이 7월 28일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튿날(29일) 공개한 시험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제재 핵심 수단 '원유 금수' 조치 빠져 북 태도변화 기대 어려워
북, 제재 명분 삼아 핵실험·재래식무기 동원 시위 등 도발 가능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보다 강력한 새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가운데, 북한에 가장 치명적인 원유공급 차단 조치가 이번 결의에도 포함되지 않아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되레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명분으로 삼아 맞대응 차원의 추가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만큼, 제재 결의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과거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추가적인 도발로 맞서는 패턴을 보여 왔다는 점에 주목, 북한이 향후 크고 작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안보리의) 조치에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과 수출 중단 조치가 빠져있어 북한의 추가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과거 북한이 인공위성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하면서 핵실험을 강행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패턴으로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강력한 제재·압박 수단이자 북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 차단 조치가 이번 안보리 결의에도 빠져 사실상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2017년 4월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창설 85주년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당시 타격시위 장면. 노동신문 캡처.

북한은 7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가 채택된 지 하루 만에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준열히 단죄·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해당 성명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이 우리를 압살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걷어치우지 않고 경거망동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말살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결의를 끝끝내 조작해낸 이상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단호한 정의의 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며 추가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앞서 6일 '미국은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을 통해 "미국이 핵 방망이와 제재 몽둥이를 휘두르며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이 제재를 통해 압박할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과시할 수 있는 시험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6차 핵실험 등 고강도 전략 도발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8월 하순에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예정돼 있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함께 이를 도발의 명분으로 삼아 스커드·노동 계열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포사격 등 재래식 전력을 동원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연평도 포격도발이나 목함지뢰 도발과 같은 국지도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UFG 훈련 기간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된 상황에서 북한이 국지도발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초 '화성-14'형 미사일 1차 시험발사 당시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한 바 있어, 북한이 향후 고강도 도발뿐만 아니라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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