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출마에 '두 동강' 위기

안철수 "당 위해 독배라도 마시겠다"

천정배‧정동영 "당 위해 반성‧사퇴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8월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이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당권 주자인 천정배‧정동영 의원은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당권경쟁 구도는 '안철수 대 반(反)안철수'로 선명해지고 있다.

천정배‧정동영 '안철수 반성‧책임론' 제기하며 사퇴 촉구

천·정 의원은 안 전 대표에 대한 반성‧책임론을 제기하며 출마 철회를 주장했고, 이에 안 전 대표는 구원투수론을 펴며 출마 당위성을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를 대체하기 위한 보궐선거"라며 "안 전 대표의 출마는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 못 하는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당원을 막다른 선택으로 내모는 것은 당과 당원에 대한 '협박의 정치'이자 진심을 이용하는 '갑질의 정치'"라고도 했다.

정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년반 동안 사실상 사당화의 그늘 속에 있었고 성적표가 5%"라면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때나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 있다면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極中主義)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구호"라며 "그 구호에는 방향이 없고, 신념이 없다는 점에서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반안철수' 연대 가능성은?…"지금은 아니다" 추후 가능성 '열어둬'

천‧정 의원이 합동공세를 펴고 있지만, 현재 판세는 안 전 대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적지 않는데다 지구당위원장 등 창업주로서 '지분'이 상당하다. 이에 '반안철수 연대'가 최대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천 의원은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지금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그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후보등록도 안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논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 의원은 "(단일화 문제는) 대선후보의 잘못된 결정을 철회시키는 문제가 해결된 다음의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다.

안철수 "'친안 대 비안' 당 분열 시키려는 의도"

이에 안 전 대표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비전 간담회'를 열고 출마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특히 그는 "호남 대 비호남 구도, 친안(친안철수) 대 비안(비안철수) 구도는 실체가 없다"며 "이렇게 나누려는 시도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에 따른 정치적 여파에 대해 "국민의당이 전대를 앞두고 다시 들썩들썩하고 있고, 이는 당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존폐위기에 놓였다"며 "많은 분들이 지금은 보약을 먹으며 추후 대선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당의 생존을 위해 독배라도 마시면서 당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결심하고 출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