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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대통령 질책, 정유라 지원 의미로 생각 안했다"


입력 2017.08.03 11:47 수정 2017.08.03 14:38        이배운 기자

최순실 모녀 존재 몰라 연결시킬 수 없었던 상황 입증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승마지원 요청했다는 특검 주장 무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순실 모녀 존재 몰라 연결시킬 수 없었던 상황 입증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승마지원 요청했다는 특검 주장 무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미흡에 대한 질책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 의미로 해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시 김진동) 심리로 속행된 자신과 삼성 전직 임원들에 대한 제 51차 공판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지원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을 받고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라는 의미로 생각했느냐"는 변호인의 신문에 "그렇게 생각 못 했다"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의 이런 답변은 자신이 최 씨 모녀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대통령의 질책을 정유라에 대한 지원으로 연결해 생각하지 못했다는 이전 증언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이는 삼성이 경영권 승계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에 지원 정탁을 했고 그 대가로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이뤄졌다는 특검의 논리와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25일 당시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호인이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면담 과정에서 승계작업을 언급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특검은 대통령이 합병 성사를 도와준 것을 포함해 승계작업 현안을 정부가 도와주는 대가로 정유라의 지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이런 요구를 했느냐"고 묻자 역시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회사로 돌아와 삼성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는 표현으로 당시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그는 당시 '레이저' 표현까지 쓴 것은 실제 상황보다 확대해서 자신이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 제외하면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대통령 단독 면담자리였던데다 실제로 여자분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어서 제가 당황했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지난해 2월 이뤄진 3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잘 지원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는 특검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없었고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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