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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초대형 태풍'에 숨죽인 케이뱅크


입력 2017.08.01 06:00 수정 2017.08.01 06:35        배상철 기자

출범 닷새만에 100만 계좌 돌파…케이뱅크보다 10배 이상 빨라

해외송금수수료 10배 저렴, 높은 대출 여력…고객 유인효과 더 커

카카오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태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시장 선점 효과를 무용지물이 될 처지로 만들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메가톤급 흥행을 몰고 오면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질 위기에 처하고 있다. 카카오톡(이하 카톡)을 기반으로 해 플랫폼 접근성이 비교 불가인데다 해외송금 수수료 등 각종 서비스에서도 한 발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닷 새 만인 지난달 31일 오후 3시 현재 101만계좌를 유치했다. 지난 4월 시장에 진입한 케이뱅크가 같은 기간 약 10만 계좌를 모집한 것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아울러 케이뱅크가 이날 현재 44만 계좌를 모집한 것과 비교해도 엄청난 증가세다. 케이뱅크의 신규 개좌 개설 속도는 뚜렷하게 둔화되는 양상이다.

실제 케이뱅크의 경우 10만 계좌를 돌파한 이후 20만을 넘어서는데 12일 가량 걸리더니 30만에 도달하는 데는 한 달 가량 걸렸다. 이후 고객 유입이 점차 늦어지면서 40만 계좌 개설에는 두 달이나 소요됐다.

카톡 등에 업고 계좌 유치 10배 이상 빨라

국내 은행 전체에 개설된 비대면 계좌와 비교하면 카카오뱅크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시중은행을 통틀어 개설된 비대면 계좌 수는 15만5000개로 카카오뱅크 오픈 첫날 계좌 수(30만좌)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예·적금 수신액은 3440억원, 대출액은 323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서비스를 시작한지 100일이 지난 케이뱅크의 수신액(6900억원)과 대출액(6300억원)에 도달하는데 일주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로 시장을 선점해온 케이뱅크가 증자 문제 등으로 난항을 거듭하는 사이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파급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흥행은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톡과 같은 브랜드를 사용해 이용자가 친숙하게 느끼는데다 카톡 계정으로 카카오뱅크에 로그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 높은 연결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카톡의 국내 월간 활성이용자수는 4243만명으로 국민의 80% 이상이 매달 한 번 이상은 이 메신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금수수료 저렴, 풍부한 대출 여력 등 서비스도 비교우위

더욱이 카카오뱅크가 내년부터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계열사와 협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고한 상태여서 본격적인 파급력은 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자사를 대표할 뚜렷한 캐릭터가 없고 KT를 제외하면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주가 마땅치 않다. 네이버 메신저인 ‘라인’과 손잡고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카톡과 경쟁하기엔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 은행의 10분의 1수준으로 줄이고 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늘리는 등 기존에 없던 차별화한 서비스도 카카오뱅크의 흥행 요소다.

케이뱅크는 현재 해외송금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전국 11만4000여대의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 출금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케이뱅크 고객이 무료로 출금하려면 전국 GS편의점에서 600대에 불과한 ATM을 찾아야 한다.

이밖에도 이체·알림 수수료를 카카오뱅크가 무료로 제공하는 반면 케이뱅크는 300원을 내야하는 등 소소한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본금의 절반을 소진한 케이뱅크가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하면서 돈이 필요한 대출자들이 카카오뱅크로 몰리고 있다. 증자가 시급하지만 주주사들의 이해관계가 달라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의 58%를 소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출자 당시 주주들이 증자에 동의한 점도 안정감을 키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내년 즈음 증자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인기가 연말까지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톡이라는 플랫폼의 인지도를 이용해 초기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향후에도 지속가능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 “카카오뱅크도 스스로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

배상철 기자 (chulc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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