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물 건너간 혐의입증...여론전에만 혈안인 특검의 꼼수
신청 증인 신문 최순실만 남아...안종범 수첩으로 오히려 수세 몰려
전 정부 문건 공개-포털 기사 보도...법정 밖에서 더 많이 등장
신청 증인 신문 최순실만 남아...안종범 수첩으로 오히려 수세 몰려
전 정부 문건 공개-포털 기사 보도...법정 밖에서 더 많이 등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죄 혐의입증에 실패하자 이번엔 새정권을 등에 엎고 법정 밖에서 여론전에만 혈안이 돼 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검은 결심선고를 코 앞에 둔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기소혐의를 입증할만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 대한 결심 공판이 다음달 4일 예정된 가운데 증거주의를 통한 사실 입증이 기본이 돼야 할 재판이 여론재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인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이제 특검이 신청한 증인은 오는 26일 출석 예정인 비선실세 최순실씨만 남겨놓고 있다. 최 씨가 변호사를 통해 26일 출석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실제 출석할지 여부도 미지수여서 특검은 혐의 입증을 위한 마지막 기회마저 없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 씨는 이미 지난달 28일 제 34차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연이은 재판으로 인한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은 전력이 있다.
여기에 법정에 선 증인들마저 특검측에 불리하게 진술하면서 뇌물죄 혐의입증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다른 주요 증인들도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의 진술조서 조작 의혹만 불거졌다. 이처럼 특검의 조사방식에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특히 혐의 입증을 위한 핵심인물로 손꼽혔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삼성의 청탁이나,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특히 재판부가 그의 수첩마저 직접증거로 채택하지 않으면서 특검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그래서인지 3개월 넘게 재판을 이어오고 있지만 혐의입증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특검은 최근 여론형성에 더욱 힘을 쏟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12일 최씨의 달 정유라씨를 법정에 출석시키는 과정에서 한 편의 첩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무리수를 뒀다. 지난 19일에는 특검이 특정매체에만 정보를 흘리고, 삼성의 포털영향력 행사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여기에 새정부도 특검에 보다 유리한 여론 조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현재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 정권의 캐비넷 문건을 공개해 국민들의 말초적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 문건은 확보과정에서의 적법성도 따져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정부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정기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대통령문서기록법도 지키지 않았다. 정부가 앞장서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여론전을 통해 반재벌∙반기업 정서를 증폭시켜 재판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근 특검과 정부의 행보를 보면 여론 조성을 통해 재판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재판부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판에 법정 밖 여론을 동원하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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