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임원진 "지주사 전환, 경영권과 무관...오히려 이재용에 불리"
"IFRS 시행 이후 자본확충 위한 것"...특검 주장 반박
20조 확충 계획 밝히지 않은 이유는 자본시장 영향 때문
"IFRS 시행 이후 자본확충 위한 것"...특검 주장 반박
20조 확충 계획 밝히지 않은 이유는 자본시장 영향 때문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무관했고 오히려 불리했다는 삼성생명 임원진들의 주장이 나왔다. 삼성생명 임원진들은 특검의 주장과는 달리 금융지주사 전환은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에 맞춘 자본 확충이 목적이었다고 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제41차 공판에 오후 증인으로 나온 이승재 삼성생명 전무는 "(지주사 전환이) IFRS4 2단계에 맞추기 위해 자본확충 대안으로 검토한 것"이라며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했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금융그룹 차원에서 사업 시너지를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와 함께 증인으로 나온 손관설 삼성생명 상무도 "삼성생명은 기존 경쟁력만으로 성장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었다"고 지주사 전환 추진 배경을 설명하며 이 부회장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이 전무와 손 상무는 삼성생명 소속으로 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 팀에 파견돼 일하며 지주사 전환 작업을 도운 인물들이다.
이들의 증언은 앞서 이 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의 증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방영민 부사장은 당시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금 확충을 위한 대책으로 자신이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먼저 제안했다고 밝혔다.
방 부사장은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부채가 크게 늘어나 건전성 비율이 떨어지고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금융지주사 전환이 자본확충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주사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엔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강조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2%를 매각해야 하는데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은 약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날 재판에서 특검 측은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 총수 일가의 추가 자본 투자 없이 금융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고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공고히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 측이 당시 금융위에 검토를 요청하며 제시한 문건에 국제회계기준 내용이 빠져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문건에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통한 지배구조 투명화'와 '금융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가 추진 배경으로 적혀 있다. 이에 특검은 "금융위에 낸 보고서 첫 부분은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추진을 계획했다는데 문건에는 빠져 있어 납득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측은 당시 문건에서 빠진 이유는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이슈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 부사장은 "삼성생명의 재무건정성이 나빠진다고 하면 주식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공식자료에는 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재 전무도 당시 금융지주 전환이 자본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막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IFRS 내용을 넣자고 한 의견도 있었는데 금융위에 처음 상의하는건데 문서에 20조 정도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쓰는 것이 보안 리스크가 있어서 (자본확충 부분을) 넣지 말고 일반적인 것을 넣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주 전환은 주식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융위에서 몇몇 사람만 검토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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