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위해 지주사 전환?...오히려 마이너스" 특검에 반박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 제41차 공판서 증언..."IFRS4 2단계 대비 자본확충 방안일 뿐"
"지주사 전환시 삼성전자 지분 3.2%매각해야...경영승계 더욱 어려워져"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 제41차 공판서 증언..."IFRS4 2단계 대비 자본확충 방안일 뿐"
"지주사 전환시 삼성전자 지분 3.2%매각해야...경영승계 더욱 어려워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 계획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이행을 위한 것이었을 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는 오히려 마이너스 였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그동안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는 특검측 주장을 다시한번 뒤짚은 것이다.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은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 5인에 대한 41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방 부사장 등은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등 관여한 인물로 꼽힌다.
방 부사장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방 부사장은 "금융위와 사전협의했지만 5조9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 3.2%를 2년내 매각하라는 금융위 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사실상 금융지주사 전환을 하지말라는 뜻이었다"고 증언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5조90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지분 약 3.2%를 매각하게 될 경우 주력 계열사(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뜻에서다.
방 부사장은 이날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추진은 사업적 목적에 의해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말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취임해 처음 받은 업무보고가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2 단계 도입에 관한 건이었다"며 "충격적 내용"이었다고 회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2020~2021년 IFRS4 2단계가 도입될 예정이었고,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됨에 따라 삼성생명이 확충해야 할 자본은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됐다. 현행법상 보험사의 형태로는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의 조건도 까다로운 반면 금융지주회사 전환시 자본조달의 통로가 더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방 부사장은 "2015년 10월쯤 이를 대응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내부적으로 꾸렸고 같은 해 말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에게도 금융지주회사 전환계획을 전달했다"며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과 협의해 일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 부사장은 특검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밑거름으로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과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업무 과정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 아이디어는 제가 먼저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이승재 미전실 전무에게 제안한 것"이라며 "삼성생명에 대한 지분율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주주 지분율이 이미 50%를 넘은 상태로 경영권 확보와는 사실상 무관하다.
특히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원안계획을 고수하면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도 적극 피력했다.
방 부사장은 "이 부회장의 의지로 원안대로 신청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한 변호인 측 물음에 "전혀 아니다"라며 "그런 이야기를 할 상황도 아니었고 들은 이야기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을 때 전환계약 신청서를 내기 전에 사전 협의를 먼저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사전 협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선 공판에서 김모 금융위 과장의 "방 부사장과 지난해 3월 만남 당시 삼성 측이 무리하게 원안을 밀어붙인다기보다 유연하게 대처 하겠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증언과도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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