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이킥'에 애타는 코스닥…하반기 격차 좁힐까
14일 코스피·코스닥 격차 1760.52…역대 최고 수준
전문가들 "하반기 대형주 줄줄이 입성…반등 여력 있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에 안착하며 시장 분위기가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지수간 격차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하반기 코스닥 반등 기회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0.21% 또 상승하며 2414.63에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도 0.22% 상승해 654.11로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 사이 격차는 1760.52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상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코스닥은 장 초반 '반짝' 상승 이후 또 다시 하락 일변도를 보였다. 전형적으로 박스권에 갇히는 모양새다.
코스닥은 지난해 8월12일을 마지막으로 좀처럼 700선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연일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코스피와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게걸음' 원인으로 주도주·대형주의 부재로 인한 거래량 부족을 꼽았다.
무엇보다 거래량부터 적어 중추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올해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2조9948억원에 불과하다. 코스닥의 주력 업종들에 줄줄이 악재가 겹쳐 주가 조정기를 거쳤던 지난해 일평균 거래 대금이 3조3108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퇴보'다.
일평균 거래 대금이 줄었다는 것은 투자자가 줄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스몰캡 위주의 코스닥 시장에서 중추를 이루던 개인 투자자조차 거래대금이 줄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올해 개미의 순매수 금액은 2조3160억원 정도다. 악재가 많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은 3조4700억원이었다.
거래가 감소하는 원인은 대형주가 주도하는 시장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들어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IT 대형주가 중심이 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자연히 시장의 관심도 대형주 위주로 집중됐고 상대적으로 스몰캡 위주인 코스닥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닥과 코스피가 상호 제로섬 게임을 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이 코스피로 옮겨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가 많으면 악재도 거래 속에 파묻혀서 희석되곤 한다"며 "하지만 거래 자체가 적으면 악재에 대항해 매수해줄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장 코스닥이 반등할 요인은 보이지 않지만 하반기 코스닥에 기대해볼 만한 호재가 여럿 존재해 코스닥의 '뒷걸음질'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실적 호재를 바탕으로 코스피를 견인하고 있는데, 코스닥 상장 종목 중 삼성전자와 관련된 반도체 부품주 역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반도체 전방산업이 워낙 좋기 때문에 '낙수 효과'로 인한 코스닥 종목들의 실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밸류에이션도 좋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재로 2차, 3차 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지적이다.
IT·반도체와 함께 코스닥의 한 축인 제약·바이오주와 관련해서도 "중소형 제약사들의 경쟁이 완화되는 국면"이라며 "대형 제약사들보다는 중소형 제약사들의 밸류에이션과 실적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테이팩스, 티켓몬스터, 티슈진, 진에어 등 하반기 대형주들이 코스닥 상장을 대기 중인 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시장으로 들어오면 아무래도 지수선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수상승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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