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긴축 돌입하는 대부업체 왜
상위4개 대부업체 광고선전비 전년비 27%나 감소
일부업체 자산축소·지난해 3월 최고금리인하 영향
국내 주요 대부업체들이 마케팅 비용을 일제히 줄이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업망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 주력 영업방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앤캐시를 제외한 상위 4개 대부업체인 산와머니, 리드코프, 웰컴론, 바로바로론이 광고선전비에 지출한 돈은 351억원으로 전년 동기(255억원) 대비 27%(96억원)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지난해 75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쓴 리드코프가 전년 동기(106억원) 대비 30%(31억원)를 줄이면서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산와머니(29억), 웰컴론(22억원), 바로바로론(1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2위인 러시앤캐시의 경우 감사보고서 기준이 되는 사업연도가 달라 합계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기준 광고선전비는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260억원) 보다 20%(50억원)가량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러시앤캐시가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매년 3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광고선전비에 쏟아 부은 결과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더욱이 산와머니, 리드코프, 웰컴론, 바로바로론 등 4개 업체의 2013년 말 기준 광고선전비는 236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해 말(611억원)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점도 급락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이 각각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축소를 하는 과정에 있어 경쟁이 완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웰컴론의 경우 오는 2019년까지 자산축소를 진행해야 하고 러시앤캐시는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34.9%에서 27.9%로 내려가면서 수익성 하락을 염려해 광고선전비를 줄였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대형 대부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최고금리 인하 이후 중·소형 대부업체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20%까지 내려가면 대형 업체들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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