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국당 '재건축' 구상 중인 류석춘 혁신위…장애물 뚫을까


입력 2017.07.11 16:34 수정 2017.07.11 17:16        한장희 기자

혁신작업 당내 반발, 홍준표 대표 '해결사' 전망

황태순 “북핵 등 외부요인에 보수결집 탄력 받아”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반발 만만치 않을 듯
전문가들, “친정체제 구축…북핵 등 외부요인에 의한 보수결집도”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구상 중인 혁신방향을 소개했다. 류 위원장이 그리는 '혁신 한국당'은 정권을 쟁취할 수 있는 정당으로 이를 위해 조직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혁신위 설치를 언급하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줘 한국당을 혁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안이 결정되면 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의 결정 후 사무총장이 이를 집행하는 것으로 단순화시켜 외부의 압력이나 입김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홍 대표의 복안이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신임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막강한 힘을 받은 류 위원장은 당 조직 재정비는 물론 인적쇄신과 정책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밝힌 3대 혁신(조직·정책·인적)을 총 관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외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칼날을 빼든 류 위원장과 친정체제를 구축한 홍 대표가 본격 쇄신 작업에 들어가면 주위에서 '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친박계도 같은 입장이다.

현재 한국당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로 당 지도부가 구성됐지만, 전권은 홍 대표에게 있다. 사실상 홍 대표가 마음먹은 안건은 어떻게든 최고위를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전날에 열린 최고위에서 이재만 최고위원이 홍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대식 동서대 교수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내정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코드인사와 뭐가 다르냐”며 “지명 철회해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지만 김 교수 인선은 예정대로 진행돼 이사회 결정만 남은 상태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신임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신임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고위 의결 이후 '집행'을 맡는 사무총장도 홍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홍문표 의원이다. 이처럼 혁신안 생성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프리패스로 갈 수 있다.

벌써부터 류 위원장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원회는 소리없이 안을 만들어 해나가는 것이지 먼저 소리를 내면 어떤 군림의 행태로 보이기 쉽다”며 “지금 혁신위원도 구성이 안됐는데 (류)위원장이 일찍 언급하는 건 결코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질렀다.

이어 그는 “혁신은 소신껏 또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지 개인의 생각이나 특성 일부의 생각을 정치화하는 건 옳지 않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당원들이 볼 때 적합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는 당 내외부의 목소리와는 단절된 혁신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박계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을 위한 인적청산 범위와 수준을 묻는 질문에 정확히 답하지 않았다.

다만 류 위원장이 지난해 말 탄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몇몇의 핵심 친박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대대적인 인적청산보다는 친박 핵심인사들 위주의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중진의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가)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대선 때는 친박·비박 없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하더니 전당대회 때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이제는 찍어내려는 것이냐”며 “당 내부에서 홍 대표의 사당(私黨)화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밖에 당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홍 대표의 구상도 혁신위에서 다뤄진다. 조직이 축소되면 당직자의 인원감축도 예상되기 때문에 당직자들의 반반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지난 3월 30일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 친박 의원들이 집결해 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하지만 이런 난관들을 예상한 듯 류 위원장은 결기를 내비쳤다. 류 위원장은 “아마 저는 전사하게 될 것”이라며 “제가 원하는 당으로 바꾸기 위해 여러 문제 겪다보면 상대방과 논개같이 빠져서 같이 죽는 결과 나오지 않을까 예측한다. 개혁이 쉽지 않다. 같이 죽어야, 같이 죽을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홍 대표가 류석춘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친정체제 구축에 마침표를 찍은 것과 다름없다”며 “류 위원장이 이끌게 될 혁신위가 인적쇄신을 하게 될 텐데 핵심 친박 몇몇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수 있지만 대대적인 인적쇄신은 이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모든 정당의 성적표는 선거로 말하게 된다”며 “류석춘 위원장의 한국당 혁신 성적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류 위원장을 필두로 하는 혁신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외부적 요인도 크다”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이 올 하반기 핵실험까지 하게 된다면 보수의 결집이 시작될 것이고, 정체성이 모호한 바른정당보다는 한국당에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한장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