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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다시 '외나무 다리'…문재인 대통령-홍준표 대표 궁합은


입력 2017.07.05 00:01 수정 2017.07.05 06:37        이충재 기자

전화로 협조 요청…'스토롱맨', 강한 야당 예고

"장관 낙마에 힘 안 써"…정비 뒤 공격 나설 듯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TV토론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제1야당 수장에 오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지 주목된다. 두 달 전 대선전 때처럼 다시 날선 대립전선을 형성할지,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온건한 입장을 취할지 여부는 홍 대표의 선택에 달렸다.

협조 당부했지만...'스토롱맨+강한야당' 강경 대응예고

홍 대표는 3일 전당대회 승리 직후 문 대통령에게 축하전화를 받았다. 홍 대표 측은 "특별한 정치적 사안을 언급하진 않았다"고 했지만, 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와 함께 제1야당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홍 대표는 국회 대표실로 찾아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축하 난을 선물 받았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화합의 팔짱'도 꼈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와 전 수석은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안 등 현안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의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거기엔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에 대해서도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하지만 그것 외에는 추경 요건이 되면 해주는 게 맞다"고도 했다.

기존 한국당의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스토롱맨'으로 불리는 홍 대표가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 때리기로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홍 대표는 정부여당의 협조요청과 축하 메시지를 "덕담"이라고만 했다. 그의 발언도 '덕담'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당장은 당 내부 정비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조만간 '강한 야당'을 내세워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대여투쟁의 깃발을 들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당내 선거인단의 전폭적인 지지(72.8%)를 얻어 당선된 만큼 정부여당에 대한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 대여공세를 내부개혁에 대한 반발을 상쇄하는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추미대 대표와 협치의 의미로 팔장을 끼고 있다. ⓒ데일리안

난감한 청와대 '협치 재건이냐 극한의 대치냐'

홍준표 지도부의 공격력도 만만찮다. 특히 전당대회 2위로 깜짝 등장한 류여해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측근이자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여전사', '여자 홍준표'로 통한다.

여의도 정치권을 상대해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선 홍 대표의 취임이 고민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정치 철학인 '협치'를 재건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층 치열한 대치전선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만남'에도 손사래를 쳤다. 그는 "영수회담을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언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데, 둘이 만나 문 잠가 놓고 무슨 말을 하는지 국민이 궁금하게 하는 회담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전날 홍 대표가 당선된 이후 제1야당과 관계설정을 비롯한 대응방향을 두고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홍 대표의 공격력이 보통이 아닌 것은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청와대도 홍 대표와 관계설정에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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