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 투자 부진에 '발목'
2016년 금융부문 수익률 4.69%…목표보다 0.11%p 낮아
해외주식·채권 수익성 기대 이하…국내주식·채권은 선방
글로벌 투자 확대 불가피…향후 기금운용 성과의 열쇠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부진한 해외 투자 성과에 발목을 잡혔다. 예상치를 상당 밑돈 해외 채권·주식에서의 투자 실적이 전체 기금 수익률 목표 달성 실패를 초래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 투자 규모를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익률 관리가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의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민연금의 금융부문 수익률은 4.69%로 목표수익률(벤치마크·BM) 4.80% 대비 0.11%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해외 투자가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의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익률은 10.13%로 BM(11.10%) 대비 0.96%포인트 낮았다. 해외채권 수익률 역시 4.01%로 BM(4.40%)에 비해 0.39%포인트 낮았다.
반면 국내 투자에서는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주식 수익률은 5.64%로 BM(5.24%)보다 0.40%포인트 높았다. 또 국내채권 수익률도 1.83%를 기록하며 1.78%로 설정했던 BM을 0.05%포인트 넘겼다. 대체투자 수익률 역시 9.99%로 BM(9.32%)을 0.68%포인트 넘겼다.
즉, 국민연금은 지난해 해외 투자에서 목표로 삼았던 수익률만 달성했다면 전체 기금운용 목표 수익률을 충분히 넘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에서 해외 부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금융부문 투자 중 해외주식이 차지한 비중은 15.4%로 전년(13.7%)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해외채권 비율은 같은 기간 4.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이 기간 국내주식 비중은 18.6%에서 18.4%로, 국내채권 비중은 52.5%에서 50.1%로 각각 0.2%포인트와 2.4%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목표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해외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절대 수익률만 놓고 봤을 때 국내 투자가 해외를 따라갈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이 같은 투자 경향을 유지한다고 봤을 때, 결국 앞으로 목표 수익률 달성의 관건은 해외 투자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을 당분간 벗어나기 힘든 우리나라의 상황 상 국내 투자에서의 수익률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는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투자 시장이 향후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의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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