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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무비] '엘르' 놓치기 아깝다 "걸작이자 괴작"


입력 2017.06.28 06:06 수정 2017.06.29 19:06        이한철 기자

이자벨 위페르 열연, 입소문 타고 2만 관객 돌파

영화 내용 두고 해석 분분, 관객 호기심 자극

영화 '엘르' 스틸 컷. ⓒ 소니픽쳐스

폴 버호벤 감독이 연출하고 최고의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한 '엘르'가 2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대 이상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선 관객 동원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프랑스 영화인 데다, 소재 자체가 워낙 파격적이어서 흥행 전망은 밝지 않았지만, 관객들의 입소문 덕분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수많은 함의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갈래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 속 미셸의 행동과 스토리 등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으며, 이는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재관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론가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정성일 평론가는 지난 23일 아트나인에서 열린 정성일 평론가와 함께하는 '엘르' 시네마구구에서 "'엘르'를 처음 보았을 때 '괴작'이라고 생각했다. 걸작이지만, 동시에 괴작이라는 말이 어울린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충격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여러분도 이 감흥에서 멈추지 말고 2번, 3번 반복해서 '엘르'를 관람하시길 빈다"고 당부했다.

이어 "'엘르'는 모던 시네마의 형식을 취하며, 이미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로 넘어간 관객들의 멱살을 잡고 끌고 와 괴물과 같은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는 영화"라고 평했다.

영화 '엘르' 스틸 컷. ⓒ 소니픽쳐스

특히 "비평하기 까다로운 작품인 동시에 논제에 따라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인 미셸을 다루는 듯하지만 정확히 미셸을 둘러싼 부르주아 세계를 그리는 영화다. 즉, 이 영화는 부르주아 계급의 젠틀한 듯한 매너를 정면으로 때려부수는 이야기"라고 해설했다.

마지막으로 정성일 평론가는 "이 영화는 여성혐오, 인종주의, 카톨릭, 레즈비언 등 부르주아 계급이 가진 수많은 혐오로 가득차 있으며 그 혐오를 정면으로 폭파시킨다"고 설명한 뒤 "결코 새해가 오지 않은 채 끝나며, 괴물이 살아남아 계속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시사할 만한 논점을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영화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은 이자벨 위페르의 명연기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21일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라이브러리톡에서 "이자벨 위페르가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작품이다"라며 "아주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화면을 압도하는 그녀의 기운을 보면서 이 미셸 역은 오직 그녀의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화인들과 영화 마니아들의 강력한 추천작으로 떠오른 '엘르'가 '트랜스포머5'와 '스파이더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틈 속에서 얼마나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엘르'는 언제나 당당하고 매력적인 게임 회사의 대표 미셸(이자벨 위페르)이 자신의 일상을 깨뜨리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홀로 범인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감성 스릴러다.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세계 유수 언론과 평단이 선정한 '2016 올해의 영화 TOP10'에도 꼽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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