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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투자 3년간 17% 감소…채무 상환액만 늘어


입력 2017.06.25 12:15 수정 2017.06.25 13:03        이광영 기자

100대 기업 매출액 5년째 정체, 반등 기미 못 찾아

저성장 장기화…불확실 경영환경에 기업활동 보수적 변화

ⓒ한국경제연구원

100대 기업 매출액 5년째 정체, 반등 기미 못 찾아
저성장 장기화…불확실 경영환경에 기업활동 보수적 변화

100대 기업의 투자에 활용된 현금이 2013년 이후 최근 3년 동안 17% 감소한 반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현금은 2015년부터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25일 ‘주요기업 현금흐름 분석’을 통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투자 확대보다는 부채 상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상위 100대 기업(비금융 상장사, 지난해 매출액 기준)의 매출액은 지난해 1532조원으로 2013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2013년 146조원 수준이던 100대 그룹의 투자활동 현금유출 규모는 2014년부터 3년 연속 120조원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부채 상환으로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많아졌다.

한경연은 기업의 매출 정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처 확보 등 투자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매출액, 마이너스 성장서 탈피…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견조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2013년(1500조원)을 기점으로 2014년(1490조원), 2015년(1470조원) 연속 하락한 후 지난해 1500조원 수준(1532조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5년 내내 1500조원을 중심으로 정체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영업을 통해 실제 벌어들인 현금유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부터 크게 증가했다. 유입 규모는 2014년 116조원 수준에서 2015년 약 164조원, 지난해 약 171조원으로 늘어났다. 2015년 당시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증가한 이유는 2014년 3분기 이후 이어진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회복 때문이다.

◆ 투자 3년 연속 정체…자금 조달보다 부채 상환 관심

한경연은 기업 실적이 정체된 가운데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대 기업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3년 약 146조원의 유출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약 17% 감소했고 최근 3년 간 120조원 초반 수준의 유출규모(2014년 121조8000억원, 2015년 121조9000억원, 지난해 122조8000억원)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은 영업활동으로 늘어난 현금유입을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상황 개선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14년까지 플러스(유입)였으나 2015년부터 유출로 반전(2015년 16조1000억원, 지난해 33조5000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길어지고 미국 금리 인상, 북핵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 1분기 실적·투자 개선…꾸준히 증가할지는 미지수

다만 100대 기업의 최근 3년 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투자활동 현금유출(27조4000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398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유출에서 유입(9000억원)으로 반전하는 등 현금흐름표 상의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상승하는 등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됨에 따라 기업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자금 차입을 늘리는 적극적 대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탈피해 올해 1분기까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라며 “기업의 투자여력은 다소 확보했지만, 적절한 투자처가 없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회복세가 장기화되지 못하고 반짝 회복에 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와 고용, 그리고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산업을 발굴하는 투자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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