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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그럼에도 이낙연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17.06.25 00:33 수정 2017.06.25 23:26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대통령 만기친람' 안들으려면 책임 충실

부적격 공직 후보자, 대통령에게 지명철회 요구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후 취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칼럼] '대통령 만기친람' 안들으려면 책임총리 충실
부적격 공직 후보자, 대통령에게 지명철회 요구도


참 어수선한 한 주였다. 20일 민주노총은 1박2일 상경투쟁을 했다. 21일 아침부터 가두행진을 하는 통에 출근길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간간이 격분한 시민들이 행진 중인 민주노총 노조원들을 향해서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눈에 뜨였다.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를 직접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를 향해서 “1년만 지켜봐 달라고” 하소연하다시피 했다.

정권출범은 산뜻, 하지만 꼬여만 가는 스텝

하지만 민주노총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을 만든 이른바 촛불혁명의 주역이 자신들이니 당당한 대가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투다. 24일 사드 반대 집회 참석을 시작으로 문 대통령의 미국순방기간 중인 28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를 ‘사회적 총파업 기간'으로 정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50일을 맞는 30일 전국 각지의 조직을 서울로 총집결시킨다는 계획이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계속 스텝이 꼬여간다. 20일 북한 억류 중 혼수상태로 풀려났던 오토 웜비어가 고향으로 돌아간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미국 전체가 북한의 비인도적․야만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23일 문 대통령의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드가 일찍 배치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문 대통령이 또 한 번의 사석(捨石)용 패(覇)감을 두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여의도로 눈을 돌리면 더욱 혼란스럽다. 11조2천억 원의 추가경정예산 심의는 야당의 반대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야당은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 상 추경편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추경거부는 대선불복”이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지난해 집권당 원내대표였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가지가지 한다”면서 우 원내대표의 눈물정치를 꼬집었다.

김상곤 교육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후보자에 이어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신문과 방송을 도배했다. 송 후보자가 과거 율촌의 고문으로 ‘약간의 활동비’를 받았다는데, 알고 보니 매달 3천만 원씩 2년9개월 동안 무려 9월9천만 원을, 그것도 고용계약서도 쓰지 않고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은 ‘김상곤-조대엽-송영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의 과거 부적절한 여성비하 발언이 또 드러났다. 여성단체들은 탁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의 헷갈리는 메시지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북한은 21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3단계 엔진실험을 했다. 이제 핵무기 보유국으로 마지막 한 단계만 남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머지않아 ICBM 기술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무엇인가 흑막(黑幕)이 있는 듯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한 인터뷰 안에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문 대통령은 현무2C 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현무2C는 사거리 800킬로미터로 우리 중부기지에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유사시 북한의 미사일기지를 비롯한 도발원점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북한이 계속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국군통수권자가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 사실을 전하면서 ‘주변의 참모들이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접 참관“했다는 내용을 굳이 밝혔다. 그 까닭이 궁금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통일외교안보라인은 북한과의 대화에 더 큰 방점을 찍는 이른바 ‘자주파’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정도만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는 ‘동맹파’로 분류된다. 그런 까닭인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국가수호의 의지인 현무2C 시험발사장에 가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로 만류한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의 대북정책은 매번 북한 김정은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는 뜻인지 대통령의 참모들은 답해야 할 것이다.

지난 주 일요일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임명했다. 야당은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맹비난했지만, 문 대통령은 6월말 한미정상회담과 7월초 G20정상회담을 앞두고 어쩔 수 없다면서 임명을 강행했다. 그런데 강 장관의 요즘 행보를 보면 조금 한가로운 것 같다. 장관의 관용차량을 에쿠스에서 소나타로 낮추고, 외교부직원들에게 6시 칼퇴근을 지시하고, 영사콜센터를 방문하는 등 그야말로 이미지 치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진정한 책임총리로서 위상 찾아야

이낙연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총리에 임명됐지만 임명 이후 존재감이 없다. 최근 뉴스가 나온 것은 이 총리의 부인이 국민의당 소속 의원 부인들을 29일 오찬 초청했다는 정도다. 현직 도지사를 국무총리에 임명한 이유는 그가 단순히 전남지사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16~19대에 걸쳐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특히 최장수 대변인과 원내총무, 사무총장 그리고 국회 상임위원장을 역임했던 그의 정치력이 국무총리 임명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국무총리는 헌법상 대통령을 보좌하여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또 국무위원(장관)의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드를 두고 벌어지는 한국과 미국 간의 정말 미묘하고 살벌한 신경전에 무엇인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막무가내로 채권 추심하듯 무리한 요구를 하면 총리가 1차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만기친람(萬機親覽)한다는 말을 듣지 않을뿐더러, 대통령도 ‘선택과 집중’으로 핵심국정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문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줄곧 책임총리, 책임장관을 보장하겠다고 말해오지 않았던가.

특히 국무위원의 임명제청과 해임건의의 헌법상 국무총리 권한이 사문화되지 않으려면, 지금과 같이 조각(組閣)의 길이 꽉 막혀있을 때 국무총리가 나서야 한다. 김상곤-조대엽-송영무 후보자 거기에 지자체의 일감(프로젝트) 밀어주기와 아들의 부당한 연구원 참여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김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를 포함하여 야당의 지명철회 요구가 있다면, 이를 살펴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게 지명철회를 건의해야 한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코드인사, 보은인사 등으로 폐쇄적이고 자칫하면 집단적 사고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찍어서 내려 보낸 인사라서, 청와대에서 알아서 검증(사실은 검증부실로 조국 민정수석이 수세에 몰려있다)했으니 하는 만연한 생각으로 알아서 넘어간다면 이낙연 총리 또한 과거의 의전총리, 대독총리, 방탄총리 또 고무도장이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글 / 황태순 정치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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