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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운동하고 힐링까지'…스킨십으로 차별화 나선 패션업계


입력 2017.06.23 17:02 수정 2017.06.23 17:09        손현진 기자

소규모 인원 위한 이벤트에 10배 넘는 지원자 몰려 '높은 호응'

상설 트레이닝 공간까지 마련…브랜드 경험 제공해 차별화 나서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차별화 전략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휠라코리아가 '굿나잇 휠라테스'를 진행하는 모습. ⓒ휠라코리아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공세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스포츠웨어 주요 소비층인 남성 뿐 아니라 여성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소비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이태원 전역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탑 카페 소넨덱에서 '굿나잇 휠라테스(Good Night FILATES)' 이벤트를 열고 여성 고객 44명을 초청했다.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 핫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루프탑 카페를 섭외해 여름철 몸매 관리에 효과적인 필라테스와 웨이트 트레이닝 수업을 마련하는 등 20~30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입소문을 타면서 휠라 공식 SNS 계정에서 진행된 사전 신청에는 선발 인원의 10배가 넘는 500여명이 몰렸다.

참가자들은 휠라 소속 피트니스 선수단인 '휠라 핏' 선수들에게 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직접 배우면서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휠라 측은 참가자들이 지친 심신을 이완할 수 있는 '힐링 티타임'도 진행했다.

휠라 관계자는 "여타 경쟁 브랜드들이 피트니스 센터나 넓은 광장에서 열리는 '낮'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과 달리 소규모 인원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제공하는 행사로 차별성을 부각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굿나잇 휠라테스를 우리 브랜드의 대표 캠페인으로 키워가고자 지속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아예 상설 트레이닝 공간을 마련해 정기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은 러닝 코스가 많은 남산과 경리단길 사이에 위치한 총 면적 330㎡의 3층 규모 건물이다. 방문자들이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룸뿐 아니라 스트레칭 룸, 샤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전문 선수들의 러닝 코칭, 테이핑, 코어 운동 등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한다. 특히 이용료 3000원만 내면 원하는 운동 클래스를 포함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20~30 직장인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런베이스를 찾은 방문객은 1만8000명에 달한다.

나이키는 강남점과 코엑스점에서 매주 화요일(강남점)과 목요일(코엑스점)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월드 뉴발란스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3층에서 요가·발레·필라테스 등 월 2만원의 유료 피트니스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 방문자들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아디다스

패션업계가 이 같은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자사만의 브랜드를 실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함이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지난 1997년 이후 급성장하며 2007년 2조원 규모가 될 때까지 연 평균 20% 이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5년에는 전년 대비 1.6%, 지난해는 전년 대비 4% 성장해 약 6조8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됐다.

여기에 '질스튜어트스포츠', '다이나핏' 등 신생 스포츠 브랜드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잇따라 스포츠웨어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주 소비자층이던 남성뿐 아니라 패션 아이템 소비가 많은 여성까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앞세우며 이들 모두를 두루 포섭하고 있다.

런베이스 서울에서 러닝 크루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여성 러너는 "한강둔치, 학교 운동장을 전전하며 운동했던 사람들이 런베이스라는 새로운 러닝 문화 공간을 통해 함께 모여 운동할 수 있고, 양질의 러닝 클래스도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굿나잇 휠라테스'에 참여한 한 여성 참가자는 "다른 브랜드 행사보다 더 알찬 느낌이었고, 일상적인 피로를 운동으로 녹여주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행사였다"고 호평했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여는 것은 소비자 개인별로 브랜드 경험을 심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행사 참여 소감이나 브랜드 이름을 SNS에서 언급하는 것으로 이어져 상당한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일찍이 체험형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온 아디다스 우먼스는 2011년 이후 2015년까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이룬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2014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역신장해온 휠라코리아는 지난 1분기부터 성장세로 전환됐다.

강형근 아디다스 브랜드 디렉터는 "런베이스 외에도 대규모의 마라톤 대회를 진행하는 등 국내 러닝 문화를 리딩하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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