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2야, 본격 전대 모드에서 상대당 헐뜯기 열중
홍준표 "바른정당,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
하태경 "매일 주사(酒邪) 발언의 연속이다" 힐난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양당의 당권주자들이 상대당을 향해 가시 돋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당권주자들의 입도 거칠어지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은 오는 26일, 한국당은 오는 7월 3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갖는다.
포문은 한국당에서 열었다. 유력당권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전날 열린 한국당 초‧재선 의원 초청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향후 바른정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받자 “지방선거 전에 다당제에서 양당제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어차피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흡수가 된다. 바른정당은 우리가 당 쇄신만 잘되면 상당수 의원들이 복귀를 할 것으로 본다”며 “난 바른정당을 별개의 정당으로 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후보는 이밖에 바른정당 의원들을 겨냥해 ‘내부 총질’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바른정당 당권주자인 하태경 후보가 발끈했다. 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후보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하 후보는 “홍 후보가 아직 술이 덜 깼다. 매일 주사(酒邪) 발언의 연속이다”라고 힐난했다.
하 후보는 전날 홍 후보의 ‘한국당이 쇄신만 잘되면 바른정당 상당수 의원 복귀할 것’이란 발언을 언급하며 “한 마디로 자다가 봉창 뜯는 얘기”라며 “한국당 쇄신이 잘 될 것으로 국민도 믿지 않고, 하느님도 믿지 않고, 심지어 홍준표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홍준표의 막가파 노선으로 보수 재건은 불가능하고, 깽판정치를 일삼는 한국당 때문에 국회만 개판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는 한국당을 버리시는 것이 보수가 건강성을 회복하고, 한국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는 전날 자정 무렵 열렸던 바른정당 3차 TV토론회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하 후보는 물론 김영우‧이혜훈‧정운천 후보 등 4명의 후보 모두가 한국당의 합당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 후보는 한국당을 “우리 정치권에서 배제해야 할 세력”이라고 말했고, 김 후보는 “도로 친박당으로 가고 있다. 패거리 친박, 한국당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가짜 보수를 하고 있다. 정체성을 바꾸지 않고, 생각을 안 바꾸면 건전한 보수인 바른정당과 합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원유철 후보도 “바른정당은 정상적 정당이 아니다”며 “선거를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을 궤멸시키는 것은 보수궤멸이고, 선거 필패라고 말하며 제발 나가지 말라고 호소했는데 기어코 나갔다”며 상대당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상대당을 향해 상처내기를 하는 것은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의석수 107석을 보유하고 보수진영의 맏형 격으로 주도권을 쥐고가야 하는 입장에서 의석수 20석의 바른정당에 끌려 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바른정당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정당지지율이 한국당이 덧씌운 ‘곧 합쳐질 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한국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선을 긋고 대안정당으로서 이미지를 굳혀간다는 전략이다.
양당의 상대당 헐뜯기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이며, 새 지도부가 선출된 뒤에도 기싸움을 벌이면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정가(政街)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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