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책임감 없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좌충우돌'에 집중 포화
한국당 "한미동맹 훼손 발언, '개인의견' 치부 문 특보 당장 파면해야"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대통령 의중 공개…문, "교수가 내 직업" 항변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책사로 꼽히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가 위험수위를 넘어서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연일 맹비판하고 나섰다.
문 특보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한미대화 행사 등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문 특보의 발언을 두고 파문이 일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19일 문 특보에게 엄중히 경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 '한미동맹 훼손 발언, 개인의견 치부하려는 문정인 특보 당장 파면해야'
보수진영의 중심축에 서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21일 미국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문 특보의 발언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특히, 한국당은 국민 세금으로 미국에 가서 한미동맹을 흔들고 훼손하는 발언을 해놓고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하려는 문 특보를 당장 파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대통령 특보라는 문정인은 국민 세금을 지원받아 미국 워싱턴에 가서는 한미간에 이간질에 가까운 위험한 말을 쏟아내면서도 ‘월급을 안 받는 특보의 개인 견해’, ‘학자적 소신’ 등을 운운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관용과 포용의 시선을 보내면서 국내 비판세력은 청산(해야 하는) 세력처럼 하고 있다”며 “문 정부는 또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한미동맹을 근본부터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외국 방문이나 한·미정상회담에서 국내 좌파세력과 오로지 북에 경도된 자주파들의 오도된 논리에 잘못 이끌려 지난 60여 년간 구축한 한미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는 실책을 저질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서도 “문 특보의 발언은 한미동맹의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고,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중단은 북한과 중국이 줄곧 주장해온 입장을 대변한 말”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은 문 특보가 한 발언이 이 정부의 뜻이 아니라면 문 특보를 당장 파면하고 추가적인 발언을 중단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하태경 의원은 문 특보가 이날 새벽 귀국해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 문 특보가 항명을 하는 것 아니면 청와대가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대통령 의중 공개'로 규정…문정인 "교수가 내 직업" 항변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튼 청와대 대북전략 사전 유출에 반성할 줄 모르고 큰소리만 치는 문 특보 정말 꼴불견"이라며 "이런 사람 청와대는 왜 안자르는 건지. 청와대에 약인지 독인지도 구분 못한다면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 특보의 발언이 나온 이후 의원총회에서 "충격 발언",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한 뒤 "좌충우돌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세연 사무총장은 "지금 이 순간 흐뭇하게 웃을 김정은을 떠올려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진영 가운데 국민의당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전략을 성급히 노출시켰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하는 상황이지만 공식적으로 사퇴 요구 수준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대신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의 의중을 공개해 한미 이견을 노출시켰다. 외교 협상의 ABC도 찾을 수 없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지적하는 수준이다.
한편, 논란의 주인공인 문 특보는 귀국 현장에서 방미 기간 논란을 빚은 '워싱턴 발언'을 두고 "학술회의에 가서 얘기한 걸 갖고 왜 이 모양이냐"며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 이게 큰 문제가 되나"라고 항변했다.
이어 문 특보는 '특보라는 자격으로 한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는 물음에 "나는 특보지만 교수가 내 직업이고 대통령에게는 자문(조언)을 해주는 것"이라며 "내 자문을 선택하고 안 하고는 그 분(문재인 대통령)의 결정. 그 이상은 얘기 안 할 테니까 그만"이라고 입을 닫은 후에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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