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추문'에 여권서도 기류 변화...임명 강행 가능성 '급락'
"저서 논란 때와는 상황 너무 달라" 여당서도 난감
자진사퇴 거부한 이상, 대통령 임명 철회 가능성도 나돌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인선이 '추문'으로 얼룩졌다. 시작은 과거 저서에 드러난 여성비하 논란으로 일부 옹호 여론도 일었지만, 곧 자녀와 관련된 ‘갑질’ 문제와 결혼 등 사생활 문제로까지 번졌다. 일단 청와대는 입을 닫은 채 국회 인사청문회까지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안경환 후보자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사죄했지만, 자진사퇴는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초 정가에선 안 후보자가 이날 거취 표명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사생활 문제임에도 대중의 상식선을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향후 청문회에서 평가받겠다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여권 내부의 ‘기류 변화’는 심상치 않다. 과거 저서로 인한 여성관 논란의 경우, 저자의 생각이 아닌 인용을 한 부분이거나 ‘책의 전체 맥락’이라는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송곳 검증을 벼르고 나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서도 해당 부분에 대해선 한국당만큼의 공세를 펼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해당 논란이 인 이번 주 초만 해도 청와대에선 국회 청문회를 통해 여론의 판단을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검증을 돌리고 있지만, 걸러지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언론 검증을 거치고 있고 청문회 절차도 있으니, 그에 따른 국민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제 혼인 신고‘ 사실이 드러난 직후, 청와대에선 한층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후보자 범죄경력조회에 의하면, 아무런 전과가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거세게 저항하는 검찰 내부의 조직적인 흐름 속에서 제보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안 후보자 문제에 대해 "제가 대답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청와대 아침 회의에선 안 후보자가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연다는 이야기만 나왔다. 나머지는 제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라고만 했다.
입장이 가장 난감해진 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위장전입 등의 문제로 논란이 됐던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때와는 달리, 무작정 방어하기가 힘들다는 기류다. 특히 당내에선 안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한 이상,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임명을 철회할 거란 관측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임명권자가 철회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해온 것을 보면 유·불리를 떠나서 ‘국민 뜻이 아니면 안 한다’라는 기조를 보여 왔는데, 이번 일은 당이나 핵심 지지층이 보기에도 납득이 어려운 일에 속할 것 같다. 임명권자가 한시라도 빨리 철회하고, 다음 스텝을 밟는 게 정부에도 나을 거란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자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 2014년 아들이 학교로부터 퇴학 처분을 받자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징계 수위를 대폭 낮췄다는 의혹에 대해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제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여성관 논란 역시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달라"고 적극 반박했다.
반면 과거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상대방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선 "전적으로 제 잘못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학자로, 글쓰는 이로 살아오면서 그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내 삶과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며 야당이 촉구하는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또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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