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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벨재단 "북, 강원도로 결핵퇴치사업 확장 공식 요청"


입력 2017.06.15 17:11 수정 2017.06.15 17:26        하윤아 기자

북 보건성 지역 명시해 재단 측에 사업확장 요청 서한 전달

재단, 정부에 물자반출 승인 보장 요구…"정치와 구분돼야"

유진벨재단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진벨재단 방북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데일리안

북 보건성 지역 명시해 재단 측에 사업확장 요청 서한 전달
재단, 정부에 물자반출 승인 보장 요구…"정치와 구분돼야"


북한이 최근 북한 내에서 다제내성결핵(MDR-TB·중증결핵) 퇴치사업을 벌이는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에 강원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을 공식 요청하고, 단체의 방북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이 지난 5일 우리 정부의 국제사회 대북제재 동참을 문제 삼아 인도지원 등을 위한 민간단체의 방북을 거부한 바 있어, 향후 유진벨재단의 방북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유진벨재단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진벨재단 방북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2일부터 23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평양도·황해도·평양 등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센터 12곳을 방문해 치료사업을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스테판 린튼(한국명 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북측 보건성과 일을 하는데, 북측에서 동해안까지 사업을 확장해달라는 공식적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유진벨 재단 측은 현재 신의주, 성산, 양덕, 남포, 평천, 사동, 평양 등 북한 서쪽지역 12개 결핵센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강원도 지역으로 결핵 퇴치사업 확장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달 22일 재단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은 북한 당국과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지역 확장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이번 5월 방북 당시 북측으로부터 이와 같은 공식적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재단은 북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재단의 방북 일정을 취소·변경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확답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보통 매년 봄과 가을에 북한을 방문해 결핵 검사·예방·치료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앞서 지난해 상반기 북측의 갑작스러운 일정 취소로 부득이하게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번에 북한이 '앞으로 재단의 방북 일정을 일방적으로 조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린튼 회장은 "유진벨재단이 하는 일은 일단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일이 아니고 오히려 사람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단 측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 내 결핵 퇴치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재 반출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과 관련한 절차적인 부분은 정치적인 문제와 별개로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추진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린튼 회장은 "북한의 핵 때문에 결핵을 치료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무지한 짓"이라며 "남북 구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염병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과 별개로 협조하기 가장 좋은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단과 같이 정기적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에는 물품 반출 승인 등을 보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의 반출 승인 여부가 정치적인 문제로 영향을 받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북한 내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린튼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재단 측은 새 정부가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결핵퇴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현재 재단은 오는 11월초 방북해 결핵 퇴치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통일부에 병동 설치에 필요한 자재와 의약품, 그 외 기타 지원물품에 대한 대북 물자 반출을 신청한 상태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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