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 울린 슈틸리케 “내 탓” 사퇴 가능성

경기 후 현지 취재진 만나 먼저 거취 언급

패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축협 상의 후 사퇴할 듯

한국 카타르전 패배에 슈틸리케 감독이 책임을 통감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팬들을 울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전 참패 후 현지 취재진을 만나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빈 하마드 스타디움서 킥오프한 카타르(FIFA랭킹 88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2-3으로 졌다.

카타르와의 A매치에서 33년 만에 당한 충격패다. 최종예선 원정경기 성적은 1무3패.

에이컨도 틀었다. 슈틸리케가 탐냈던 카타르 ‘에이스’ 소리아도 경고누적으로 빠졌다. 하지만 전반 34분 부상으로 아웃된 손흥민이 있었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참담한 경기내용이다. 수비는 3골 이상 내줘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13일 A조 1위 이란이 한국을 바짝 쫓고 있던 3위 우즈벡을 잡으면서 추월을 막아줬다. 조 꼴찌인 카타르만 꺾는다면 한국은 우즈벡과의 승점차를 4로 벌리면서 조 2위를 탄탄히 할 수 있었지만 장밋빛 시나리오는 모두 찢겨졌다.

승점13(4승1무3패)에 묶인 한국은 우즈벡(승점12)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큰 부담 속에 이란과 홈경기, 우즈벡과의 원정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 경질론을 의식한 듯 거취에 대해 먼저 밝혔다.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다.

한국 카타르전 패배 후 슈틸리케 감독은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 ⓒ 연합뉴스

한국-카타르전 결과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으로서 아주 실망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질문에 앞서 거취 문제를 거론한 슈틸리케 감독은 “거취에 대해 먼저 말하겠다. 이 자리에서 답할 수 없다. 내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 한국에 돌아가며 말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선발 명단과 전술적 패착 등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 것을 봤을 때 대한축구협회와 상의 후 자진 사퇴를 포함한 거취를 밝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슈틸리케호는 14일 오후 5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슈틸리케 경질 압박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11일 이란 원정에서 0-1로 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론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11월15일 우즈베키스탄과 홈 경기에서 그나마 2-1 승리하며 수그러들었다. 3월 중국전 0-1 패배 뒤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축구팬심은 등을 돌렸다.

그래도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조 2위 자리에 있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3개월 이상 흐른 뒤 치른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더니 결과를 가져오겠다던 카타르전에서 2-3으로 패하며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큰 위기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