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는 개미 급증…신용거래 융자 사상 최고치 임박
전문가 "주가 하락시 2배 손실, 막연한 기대감 인한 융자 안 돼"
증시의 계속된 활황 속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가 2년여 만에 8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지속되고 있는 강세장으로 개인의 공격적인 투자패턴이 빚어낸 결과로 전문가들은 시장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대 최고치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신용거래 융자는 유가증권 3조7516억 원과 코스닥 4조2596억 원을 포함해 총 8조 113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사상 최고치는 지난 2015년 7월27일 기록한 8조733억 원이다.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잔고는 지난달 8일 7조2931억 원을 기록한 이후 21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며 끓기 시작한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월2일과 비교하면 1조2030억 원이 차이난다.
업계에서는 증시 호황으로 인한 신용거래 융자의 증가가 증권시장의 추가 상승 기대감과 신정부의 정책 기대감, 기업 실적 개선, 시장 규모 증대 등 긍정적인 재료들의 작용으로 봤다. 증권사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한 달째 유지하고 있는 상승장과 6년 만의 박스권 탈출 등 투자 열기는 확실히 커졌다"고 귀띔했다.
전문가 "주가 하락시 2배 손실, 막연한 기대감 인한 융자 안 돼"
그러나 동시에 무리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증시가 본격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 '반대매매' 등으로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받는 주식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 평가액이 내부 기준에 미달할 경우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현재 신용 융자에서 유가증권의 비율은 46.82%에 달한다.
우리 증시와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인상, 트럼프 정부의 불안정성(탄핵우려) 등 대외적 이슈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이 글로벌한 이슈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한순간에 썰물처럼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신용거래 융자의 높은 이자율도 부담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용 융자의 이자율은 키움증권 11.8%, KTB투자증권 9%, 이베스트투자증권 8%, 유진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7.5% 등으로(1~15일 기준)기준금리 1.25%와는 괴리감이 느껴지는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신용거래 융자의 규모의 사상 최고치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면서 "코스피가 분명히 조정기간에 들어가게 될텐데, 주가 하락시 2배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신용거래 융자를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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