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등으로 말 안 듣는 야당 때문에 속 타는 정부‧여당
가뭄 때문에 타들어가는 논밭만큼이나 문재인 정부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가 국정운영에 필수적인데 야당들은 당내 정치일정과 정치적 입지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 탓에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에만 문재인 정부가 국회에 처리를 요청한 현안만 해도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개편안,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요청안 등 수두룩하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에서 이 사안들이 처리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개편안을 차치하고 내각 임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4명의 내각 후보자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어서 각료로 임명된 후보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두 명뿐이다.
물론 현재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후보자들의 자질 부족과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밝힌 인사 원칙을 깨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초기 여소야대 국면을 활용한 야당들의 길들이기와 정치적 입지 확대 측면도 작용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분석한다.
문제는 또 있다. 보수야당들이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차주부터 시작해 다음달 초까지 진행하게 된다. 물론 법안 논의와 처리가 진행될 수 있지만, 보수야당의 전당대회로 이슈가 당권 경쟁으로 옮겨질 경우 국회로 넘어온 현안들에 대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또 보수야당들의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더라도 호락호락하지 많은 않을 전망이어서 갈 길 바쁜 문재인 정부로서는 한 숨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당권 후보 중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유력시 되고 있다. 홍 전 후보가 한국당의 대표에 선출될 경우 문 대통령이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써도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바른정당의 경우에도 입장이 비슷하다. 이날 바른정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의원과 하태경 의원도 국가적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협조한 문제 등은 협조하겠지만 일자리 추경안 등은 처리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오는 12일 국회를 방문에 일자리 추경안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지만 야당들의 반응이 녹록치 않아보인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환영하지만, 국가재정 원칙을 허물고 청년실업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는 불량 추경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추경 편성 요건을 무시한 채 추경을 편성을 강행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식 협치고 소통이란 말인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당도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일자리 추경안 밀어붙이기의 방편이 돼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한 만큼 다급하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면서도 “깊은 고민 없는 추경안을 무턱대고 통과시킬 수는 없다. 이번 일자리 추경안은 국가재정법상 추경편성요건에 해당되지도 않고, 동시에 세금으로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한다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내용이 없어 그 실효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라는 세간의 인식을 떨쳐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0일 ‘국민의당 준여당 선언 환영’이라고 한 자신의 왜곡발언에 대해 ‘호남민심에 부합하는 좋은 말씀이라 덕담으로 드린 것’이라고 했다”며 “이는 명백히 덕담도 아니려니와 호남민심이 청와대 의중을 무조건 소용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야당들의 정치적 일정과 입지 등을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게 닥친 현안 등이 진도가 나아가지 않고 있어 문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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