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인수 후보 15일 결정...SK하이닉스 성공 가능성은
브로드컴 우세 속 미-일 연합 합류로 막판 역전하나
지분 축소 전망...인수 성사 별도로 자체투자 병행할 듯
브로드컴 우세 속 미-일 연합 합류로 막판 역전하나
지분 축소 전망...인수 성사 별도로 자체투자 병행할 듯
도시바메모리 인수 후보가 오는 15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일 연합 합류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인수 성사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 브로드컴이 인수 협상에 한 발 앞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력 경쟁자 진영에 합류하면서 가능성을 높이긴 했지만 낮은 지분율로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인수 성사와 별개로 자체 투자를 병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늘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메모리 사업부 인수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마감한 2차 입찰에 참여한 4곳이다. SK하이닉스이 참여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비롯,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미국계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컨소시엄,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주축이 된 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이다.
그동안은 이 중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한 발 앞서 나가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가운데 산업혁신기구-KKR의 미-일 연합이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이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이끄는 '미일 컨소시엄'(미-일 연합)에 전격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 양상이 요동을 칠 전망이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당초 미-일 연합에 참여하기로 했던 같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대신해 합류하기로 결정됐으나 변경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당초 2차 입찰 참여를 앞두고 경영자매수(MBO) 방식으로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나서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특수 목적 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 지분 51%를 인수하되 나머지 지분은 도시바 측이 보유하도록 해 계속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빅2의 경쟁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격적으로 미-일 연합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털의 합류로 한-미-일 연합 형성되면서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인수 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되고 있다.
미-일 연합은 일본 산업혁신기구 외에도 정책투자은행이 참여하는 등 일본 정부 영향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 왔으나 약 2조엔(약 20조2000억원) 안팎인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브로드컴 컨소시엄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노고 갈등을 빚어온 웨스턴디지털(WD)도 미-일 연합에 가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WD는 그동안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매각우선협상권을 주장해 왔으나 도시바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지난달 15일 자신들의 동의없이 도시바메모리를 제 3자에게 매각하는 행위는 합작 계약을 위반이라며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중지 중재를 요청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일 연합 합류로 도시바메모리 인수 가능성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지분 참여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일 연합 합류에 이어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에도 적극 나서는 등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 성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컨소시엄에서의 SK하이닉스 지분 비중”이라면서 “다만 도시바메모리 매각 이슈가 부상하기 전에도 낸드플래시를 강화하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비중과 관계없이 자체 투자도 지속적으로 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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