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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고급인력 채용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7.06.12 06:00 수정 2017.06.12 06:39        김해원 기자

고유자산운용역·전문 컨설턴트 등 전문가 채용 공고 '대기중'

자본시장전문가 몸 값 소화 못해, 수익 다각화 전략 차질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고급인력 채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몸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데일리안

방만경영으로 뭇매를 맞았던 한국거래소가 이번에는 예산부족으로 인해 고급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해 자본시장의 고급인력 채용을 위한 공고를 내지만 높은 몸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번번히 채용이 무산되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 된 후 연이은 방만 경영 비난을 받았던 한국거래소가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할 고급인력에 드는 비용 문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각 본부에서는 현장경험이 있는 자본시장전문가 투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사부에 공고를 내지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몇 년째 대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각 본부에서는 이를 대부분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각 본부는 올초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인사부 지원요청을 마무리했다. 올해 시장감시본부는 AI시장감시시스템 개발과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한 경영지원본부도 약 3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만 현장 경험있는 전문가가 투입됐을 때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판단에 자본시장전문가 채용 요구를 했지만 몇 개월째 '묵묵부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본부별 예산 운용 시스템으로 인해 본부별 경쟁력을 강화보다는 수익성이 있는 부서로 예산 쏠림 현상을 심화되는 게 아닌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지원본부는 약 3000억원 규모의 고유자산을 운용할 외부전문가 채용 요청을 올 초에 냈지만 인력 채용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지원본부 관계자는 "자산을 운용해줄 운용력 채용 요청을 했지만 인사부에서 채용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는 총무팀에서 자산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내부 규정상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프랍트레이더보다는 펀드매니저 쪽으로 채용방향을 정했지만 매니저들의 높은 몸 값을 거래소가 담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높은 몸 값으로 채용이 느려지는 본부는 또 있다. 시장감시본부는 상장사가 공시위반 등으로 투자자 신뢰를 잃는 일이 빈번하자 직접 찾아가는 컨설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신청을 받아 현재 올해 목표인 40~50사를 거의 달성한 상황이다. 다만 외부충원을 요청한 전문 컨설턴트는 여전히 '채용 중'이다. 이를 두고 외부에선 컨설턴트의 높은 몸값을 과연 거래소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진다.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컨설턴트의 기본 몸 값을 맞춰줄 만큼 거래소가 지원을 한다면 모를까 다운그레이드 해서 거래소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 경영 문제는 외부 업체와의 계약 관계에서도 걸림돌이 된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AI 기술을 통한 시장감시 적용모델 개발을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비용이 문제였다. 시장감시본부는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부서가 아니여서 예산 책정에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감시본부는 올해까지 구글 오픈소스 AI 프레임워크 '텐서플로'를 기반으로 이상거래 적출, 혐의추정, 연계성 분석 등의 시장감시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인데 개발자들과 시스템 개발 단가 문제로 번번히 공개입찰이 유예된 바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준공공기관과 작업하게 되면 후려치기 수준의 수수료와 업무강도로 인해 공개입찰의 경쟁률이 낮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한국거래소 정찬우 이사장의 연봉은 전년보다 7000만원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직원들의 허탈감을 더하고 있다.

임원들의 연봉도 비슷한 규모로 높아졌으나 직원들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상임감사위원과 상임이사들의 지난해 연봉은 각각 2억9133만원, 2억7564만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8600만원, 6700만원 늘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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