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기준 후퇴' 대통령 직접 유감표명 할까
청와대선 "비서실장 사과가 최선" 선 그어
명분 찾는 야당과 씨름 길어질 듯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의 위장전입 논란으로 새 정부의 인사 시간표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문제를 직접 언급할지 정가의 시선이 집중된다.
당장 29일 오후로 예정된 수석보좌관회의가 첫번째 관심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어느 정도 수위로 입장을 표명할지에 따라, 향후 정국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야당에선 대통령이 '인사 기준 후퇴'에 대해 직접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 직접 사과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했지만, 야당에선 충분치 않다면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수석이나 대변인이 아니라 비서실장이 25일 발표한 것은 국민과 야당에 대한 여러 마음을 담은 최선의 결정이었다는"며 추가 사과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야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후속 장차관 인선 발표는 잠정 연기했다. 당초 차관급은 지난 주, 장관급은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었다.
다만 총리 임명이 늦어질수록 국정 정상화와 새 정부의 동력에도 차질이 생기는 만큼,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정도의 발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워장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께서도 관련된 입장을 말씀하실 수는 있을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대국민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문위를 통한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 마련 등 후속 대책 마련을 언급하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수용 여부다. 야권으로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버금가는 공세에 성공해야 비로소 여권에 숨통을 터줄 명분을 얻는다. 특히 대선 패배 이후 당 존립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당의 경우, 이번 인사 정국에서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얻지 않으면 당 분열로도 직결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보다 인사 공세에 한층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대통령의 유감 표명 및 야당에 대한 협조 요청, 야당의 반발 및 거부 시나리오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강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인사 정국이 마무리되려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며 “야당은 대통령 사과로 ‘스크래치’를 한번 제대로 내야 지나가겠다는 건데, 대통령은 유감 표명과 협조를 부탁하는 정도로 끝내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 호남 그룹과는 달리 안철수 측 인사들은 호남에 크게 발목 잡힐 것이 없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온도차가 날 것”이라며 “당장 존립이 위태로우니 바른정당보다 인사 문제에 더 열을 내고 있는데, 두 그룹의 갈등이 어떤 식으로 번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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