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환호하고'…'노랗게' 물든 노무현 8주기 추도식
<현장>문재인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
문재인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 참석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
23일 오전 11시 55분,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한 날씨.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기 위한 인파가 진영역 앞을 메웠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과 배낭을 멘 사람들은 택시나 버스를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후 1시 35분. 2시 행사를 앞두고 봉하마을은 그야말로 '마비상태'였다. 입구에서부터 기자가 탔던 버스가 20분 이상 정체돼 꼼짝도 안했다. 버스에서 내려 인파들에 섞여 걷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수많은 인파들이 봉하마을을 향해 걷고 있었다. 손을 맞잡은 커플과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젊은 부모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대학생까지 모두 덥고 습한 초여름 날씨에도 짜증섞인 표정 하나 없이 묵묵히 길을 걸었다.
봉하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에는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노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바람개비들이 줄지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약 20분을 걸은 끝에 행사장에 도착하자, '노란색'물결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노란색 풍선을 든 사람들은 부엉이 바위 밑 추도식 무대 앞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무대 뒤쪽 언덕도 물들였다.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 사람들 반응은 다양했다. 노란색 손수건을 들고 눈물을 닦으며 연신 "노무현"을 부르는 사람부터 "문재인"을 외치며 계속해서 환호하고 박수치는 사람까지 같은 장소에 모였지만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추도식인 만큼 취임을 축하하는 분위기도 묻어났다. 대통령이 연단위로 올라와 추도식 인사말을 시작하자, "문재인! 문재인"을 외치는가 하면, "사랑합니다!"라며 환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립니다"라고 발표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추도식을 마무리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따라 불렀다. 구호를 외치듯 엄숙하면서도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합창했다.
행사가 종료되자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한 시민은 직접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려 퇴장하는 길과 일대 교통이 한동안 마비됐지만, 모두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이 바람에 길가에는 온통 '노란색'으로 가득했다. 노란 우산, 노란 풍선, 노란 가방, 노란 티셔츠까지. 길 옆 노란 바람개비까지 어우러져 봉하마을은 한껏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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