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vs 5.06’ 류현진, 마에다와의 비교 정당한가
9이닝 당 득점 지원에서 확연한 차이
쿠어스필드만 두 번째 등판, 일정 운도 없어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류현진은 이대로 선발 경쟁에서 밀려날까.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0실점(5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1개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4.05에서 4.99로 상승했다. 이미 콜로라도를 상대로 2패째를 안고 있는 류현진은 같은 팀에게 3패를 당하며 체면까지 구기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류현진은 치열한 다저스의 선발 경쟁에서 한 걸음 뒤처지게 됐다. 현재 당하고 있는 5패는 경쟁자들 중에서는 최다패다.
현재 다저스는 6인 선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선발 자원이 넘치는 팀 사정상 불가피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이 중 한 명은 불펜이나 마이너리그 강등을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기도 하다.
일단 1선발이자 부동의 에이스 커쇼가 굳건한 가운데 매카시, 우드, 유리아스 등 경쟁자들의 성적이 워낙 좋아 사실상 류현진과 마에다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형국이다. 그나마 초반 입지가 많이 불안했던 마에다 마저 최근 3경기에서 잇따른 호투를 펼치며 5선발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다.
마에다가 류현진과 정당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마에다는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39.1이닝 소화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 중이다. 반면 류현진은 올 시즌 6경기에서 30.2이닝을 던지며 1승 5패 평균자책점 4.99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마에다가 한 경기를 더 치르긴 했지만 평균자책점과 이닝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9이닝 당 득점 지원에서는 마에다가 5.06, 류현진이 1.19로 차이가 많이 난다.
타선의 빈약한 득점 지원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의 투구를 먼저 돌아봐야 되는 류현진이지만 리드시에 투구 패턴을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류현진의 올 시즌 등판 일정 또한 운이 따르지 않는다. 류현진은 올 시즌 홈에서 2경기, 원정경기에 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이 가운데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 원정이 2차례나 있었다.
홈인 다저스타디움을 더 투구 내용이 좋았던 류현진 임을 감안했을 때 이 역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류현진의 선발 잔류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 등판 일정도 샌프란시스코 원정이 유력하다.
반대로 마에다는 7경기 중 4경기를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렀다. 지난 11일 피츠버그전 등판에 나선 뒤 곧바로 샌프란시스코 원정에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DL행으로 등판을 건너뛰게 됐다.
어찌됐든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한두 명은 뛰어 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부진에 대해 구장 탓, 타선 탓을 하는 것은 무의미해보일 수 있지만 다소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 또한 분명해 보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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