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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박보영 "사랑스러워 보이는 비결이요?"


입력 2017.04.24 07:30 수정 2017.04.25 09:21        김명신 기자

'힘쎈여자 도봉순' 여성히어로 열연

공감대 이끌며 호평…필모그래피 완성

'힘쎈여자 도봉순' 여성히어로 열연
공감대 이끌며 호평…필모그래피 완성

배우 박보영이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배우 박보영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한국드라마계 전무후무한 ‘힘쎈 그녀’를 소재로 한 드라마 한 편으로 ‘뽀블리 박보영’의 진가가 발휘됐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보영은 “여전히 인생에 대한 변명 중”이라며 손사래를 쳤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실망”이라는 답을 내놨다.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타이틀롤 박보영을 제외하고 남자 배우 캐스팅과 방송사 선택 등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리며 JTBC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그렇게 박보영의 재발견과 ‘박형식’ ‘지수’라는 스타를 배출했다.

박보영은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괴력의 소녀 도봉순 역으로, ‘히어로=남자’라는 기존 드라마에서 탈피, ‘여성 히어로’의 성공을 멋지게 그려내며 통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도봉순 박보영 역시 데뷔 이래 가장 핫한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만난 박보영은 “인복도 많고, 운도 좋았다. 작품이 잘 되려면 다양한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그런 지점들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복스럽다’ ‘사랑스럽다’는 평가는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최근 너무 좋은 평가들만 받아서 오히려 ‘앞으로 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이 늘었어요. 특히 작품을 선택할 때 저만의 기준이 있는데 그 욕심을 덜 부려야 하나 하는 고민도 더해졌죠.”

배우 박보영이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실 박보영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밝은 캐릭터 보다는 반항적이고 강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깊은 연기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대중이 인식하고 있는 박보영에 대한 이미지는 ‘뽀블리’다. 박보영은 그러한 대중적 평가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영화를 선택할 때 대중이 원하는 것보다 제가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를 선호한 게 사실이에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대본’과 ‘새로운 캐릭터’인데 영화 ‘과속스캔들’도 그렇고 대체로 어두운 캐릭터들이었어요. 하지만 저를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구요. ‘강아지상’이라서 그런가봐요? 하하하. 실제 성격은 정반대인데 말이에요.”

박보영은 ‘도봉순’을 통해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는 듯 했다. ‘뽀블리’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대중의 적지 않은 반응을 체감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때문에 연기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차기작 준비에 대한 책임감과 중압감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대중이 나에게 얻고자 하는 모습을 알게 됐다”면서 “영화와 달리 시청자를 찾아가는 드라마 속 모습에 대해 고민이 많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친대중적인 캐릭터, 대중이 원하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긴 시점이다.

“‘도봉순’은 그런 점에서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죠. 그러다 보니 앞으로 드라마를 할 때 제 욕심을 버려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적인(인기가 보장된) 캐릭터만 선택할까봐 조심스럽기도 해요. 지금은 ‘20대니까 괜찮아’로 모든 상황을 변명하고 있지만 ‘30대에는 무슨 변명하지?’ ‘그 이후에는?’ 고민이 꼬리를 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그러나 가장 분명한 건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자’죠. ‘도봉순’도 그런 생각으로 선택한 작품이었거든요.”

소신발언을 잘 하기로 유명한 박보영은 연기에서 역시 그러한 내면의 분출구가 필요했다. 작은 체구와 선하게만 보이는 얼굴, 그런 신체적 제약을 뒤로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그 타이밍에 봉순이를 만났다.

‘도봉순’ 초고 당시, 봉순이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전혀 예쁘지 않는 힘쎈 소녀였다고 한다. 그런 지점에서 박보영은 자신의 신체적 핸디캡을 뒤로한 연기 갈증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약자가 아님을 담아낼 수 있는 그 스토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우 박보영이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보영은 “‘도봉순’을 처음 만났을 때는 방송사도 정해지지 않고. 남자 배우 역시 난항이 계속되던 때였다”면서 “타이틀롤인 나 때문인가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박형식’이라는 배우를 만나기 위함이었던 거 같다. 케미도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기다림을 배웠다”고 각별한 소회를 전했다.

“일기를 자주 써요. 연기에 대한 반성도 쓰고, 속마음 등 많은 이야기를 쓰죠. 그러면서 마음의 정화를 시키는 거 같아요. 저는 ‘배우 박보영’과 ‘인간 박보영’의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요. ‘도봉순’의 인기로 인간 박보영의 삶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긴 하는데요. 소소한 일상, 서점에서의 즐거움 등 평범한 사람처럼 사는 감정도 저에겐 중요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와 ‘뽀블리’라는 극찬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전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자신을 향한 채찍을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데뷔 13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박보영은 여전히 자신의 부족한 연기를 지적했고, 연기 변신에 따른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편안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도전’에 무게를 두며 또 다른 장르의 도전을 예고했다.

“사랑을 잘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하하하. 사랑스러워 보이는 비결이요?. 잘 몰랐는데 제가 진짜 예쁜 척을 많이 하더라구요. 일을 할 때면 목소리 톤이 한 단계 올라간다고 해야 할까요. 체구가 작고 생김새도 ‘강아지상’이다 보니 더 그렇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실제 성격은 그렇게 온순하지만은 않아요. 하하하.”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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