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채권자집회 3차례 가결…자율 구조조정 사실상 확정
최대 고비 4월 만기 집회 무난 통과…기관투자자 모두 찬성
대우조선해양이 17~18일 예정된 5차례의 사채권자집회 중 첫날 3차례의 집회에서 모두 채무조정 동의를 얻는 데 성공함으로써 자율적 구조조정이 사실상 확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은 17일 오전부터 3차례 실시한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1회차(4-2, 7월 만기) 사채권자집회에는 전체 사채권 3000억원 중 80%에 해당하는 2403억5800만원이 참석했으며, 출석 사채권 99.99%에 해당하는 2403억4700만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어 오후 2시에 열린 2회차(5-2, 11월 만기) 집회에는 전체 사채권 2000억원 중 90%에 해당하는 1800억2400만원이 참석했으며, 그 중 98.99%에 해당하는 1782억900만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날 마지막 집회로 오후 5시에 열린 3회차(6-1, 4월 만기) 집회에는 전체 사채권 4400억원 중 81%에 해당하는 3560억원이 참석했으며, 그 중 96.37%에 해당하는 3431억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집회 시작 1시간 내외로 진행됐던 1, 2회차와 달리 3회차 집회는 2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 질문과 항의가 이어지면서 다소 늦어졌다"고 밝혔다.
3회차 집회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정보제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주주(산은, 수은)가 좀더 희생해야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회사의 생존 가능성, 흑자전환 가능성 등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를 악화시킨 소난골 드릴십 인도지연 사태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에 대해 "최선의 경우 3분기 채권협상이 마무리되고 정상 인도되는 것이고, 최악의 경우 기간은 길어지겠지만 계약이 취소될 경우 현재 건조중인 드릴십을 중고선으로 매각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소난골 관련 실질 손실은 2016년도 결산에 반영해 추가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사채권자집회 중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3회차 집회에서까지 채무 조정 동의를 얻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조정은 사실상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6일 밤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집회에 채무조정안에 찬성하는 서면결의서를 사전 제출했고, 1회차 집회에서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증권금융 등 기관 투자자들이 모두 채무조정에 찬성하면서 2회차 집회까지는 순조로운 통과가 예상됐었다.
총 1조3500억원의 사채 중 90%를 보유한 기관 투자자들이 1회차 집회에서만 채무조정에 찬성하고 다른 집회에서는 반대할 가능성이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채권 보유 1, 2위 기관인 국민연금(3900억원)과 우정사업본부(1600억원) 등은 이미 1회차 집회가 열리기도 전에 보유 채권 전액에 대한 채무조정안 찬성 의사를 밝혔었다.
다만 3회차 집회에는 국민연금(1900억원), 우정사업본부(300억원), 신협(200억원), 교보생명(200억원), 한국증권금융(100억원) 등 기관투자자 외에도 1000억원의 개인투자자가 있다는 점이 변수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출석 사채권의 96.37%에 해당하는 높은 찬성률에서 볼 수 있듯 개인투자자들의 대거 반대표 행사는 없었다.
◆남은 두 차례 집회도 무난히 통과 전망…변수 없어
이날 세 차례의 집회 결과로 볼 때 18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예정된 남은 두 차례의 집회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600억원의 채무조정안이 걸린 4회차 집회(6-2)는 300억원의 채권을 보유한 신협과 200억원을 보유한 중기중앙회가 이미 앞선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에 찬성한 만큼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3500억원의 채무조정안을 논의하는 5회차 집회(7) 역시 이미 채무조정안에 찬성한 국민연금(1100억원), 사학연금(500억원), 산업은행(500억원), 신협(400억원), 교보생명(200억원) 등 5개 기관투자자만으로도 가결 기준(참석 금액의 3분의 2이상 동의)을 넘는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을 피하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 받아 자율적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 및 구조조정 본격화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모두 통과되면 시중은행도 무담보채권 80%를 출자전환하고 20%는 만기 연장하게 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을 100% 출자전환한다.
또한 산은과 수은은 이달 말에 바로 대우조선에 대한 한도성 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21일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유예한다고 해도 추가로 800~900억원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후로는 대우조선해양의 자구 노력으로 부족자금을 충당한 뒤 부족한 자금은 산은과 수은이 총 2조9000억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사채권자는 상반기 중 출자전환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출자전환 규모는 총 2조9100억원이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732%에서 300%가량으로 급감하게 된다.
유동성 위기가 정리되면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다. 우선 내년 말까지 자회사 대부분을 매각하고, 현재 1만명인 직접고용인력(정규직)을 2018년 상반기까지 9000명으로 축소해 몸집을 줄여야 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양플랜트 사업은 기존 수주물량을 건조해 인도하는 선에서 사실상 정리하고 LNG선 등 대우조선해양이 높은 경쟁력을 지닌 고부가가치 선박과 잠수함 등 방위산업에 주력하는 구조로 사업을 재편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조7000억원이었던 매출 규모를 2021년까지 절반 수준인 6조~7조원 규모로 축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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