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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정유라 지원 내 책임...이재용에 보고 안했다”


입력 2017.04.14 16:51 수정 2017.04.14 18:11        한성안 기자

특검, 최지성 진술조서 공개..."박상진 사장 독일서 박원오 만난 후에야 최씨 모녀 실체 알아"

"이재용 부회장, 정유라 1인 지원 등 구체적 내용 몰랐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공판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특검, 최지성 진술조서 공개..."박상진 사장 독일서 박원오 만난 후에야 최씨 모녀 실체 알아"
"이재용 부회장, 정유라 1인 지원 등 구체적 내용 몰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의 승마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이 공개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최 전 실장은 승마 지원이 최순실씨 모녀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진술했다.

조서에 따르면 최 전 실장은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한 이 부회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내가 왜 대통령에게 야단을 맞아야 하냐'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부회장이 그렇게 당황하는 것은 처음 봤다.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또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에 대해 "이 부회장이 '앞으로 야단맞지 않게 승마지원을 제대로 준비하세요'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최 전 실장이 최순실씨 모녀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열흘이 지나서였다. 2015년 8월 3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독일에 다녀온 후로, 대통령의 승마 지원 지시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와 관련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내용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실장은 이에 대해 “최순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고 어차피 지원해야 하는데 보고해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승마협회 통한 투명한 지원이 아니라 삼성이 직접 지원하는 형태여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면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 부회장이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대기업 총수를 비호하기 위한 총대 메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이 정 씨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시작한 이후에도 이 부회장에게는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당시 정유라에게만 지원하는 것으로 내용이 달라졌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생각에 중단하거나 시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부회장에게는 좋은 말 사주고 선수 훈련비를 대주고 있다고만 보고했다”며 “구체적인 지원금액 뿐만 아니라 정유라에 대한 내용도 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제가 이 부회장 등을 떠민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성안 기자 (hsa08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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