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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부재' 삼성, 신사업 등 글로벌 경영타격 커지나


입력 2017.04.14 06:00 수정 2017.04.14 06:30        이홍석 기자

이재용 부회장, 엑소르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출금·구속 영향

4개월째 글로벌경영 올 스톱...인적 네트워크 관리 및 M&A 추진 '비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2개월여가 다 되가면서 삼성의 글로벌 경영도 차질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모습.ⓒ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 엑소르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출금·구속 영향
4개월째 글로벌경영 올 스톱...인적 네트워크 관리 및 M&A 추진 '비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2개월여가 다 되가면서 삼성의 글로벌 경영도 차질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시작된 출국금지 기간을 포함하면 4개월째 발이 묶인 셈으로 해외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활용 등에서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엑소르(Exor)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진에서 배제됐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자동차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지주회사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약 5년간 사외이사를 맡으며 이사회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지난해 11월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한 데 이어 올해 2월 구속되면서 이번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존 엘칸 엑소르 회장은 이 날 이사회 후 홈페이지를 통해 "이재용 이사의 현명한 조언이 오늘날 더 강하고 국제적인 엑소르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교체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최순실게이트로 출국금지에 이어 구속까지 되면서 이사회에 연이어 불참한 것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앞으로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해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엑소르가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이 부회장의 엑소르 사외이사 교체를 계기로, 삼성의 글로벌 경영에는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이 부회장 부재 영향으로 그 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에서 개최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에도 불참하면서 인적 네트워크 교류 기회를 잃었다.

포럼 이사를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년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만나는 등 중국 지도자들과 활발한 교류활동을 펼쳤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에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초청한 ‘테크서밋’에 참석하지 못했다. 구글·애플 등 주요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인들이 초청된 이 행사에 이재용 부회장은 외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았지만 출국금지 조치로 불참해야만 했다.

현재로서는 오는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일명 선밸리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 세계 IT·미디어·정관계 거물이 집결하는 행사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02년 국내 인사로는 처음 행사에 초청받은 뒤 201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방미, 총 14차례나 참석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그동안 이 부회장이 쌓아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오너 부재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투자 등과 같은 굵직한 사안들의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지난 3년간 총 15개의 해외 기업을 인수했다.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클라우드 관련 업체 조이언트 등의 인수를 잇달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전장부품업체 하만(Harman)을 80억 달러(9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 빅딜을 성사시킨 이후 올해는 감감무소식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이사회를 중심으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터라 구속으로 인한 부재는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해외 정관계와 기업인들과의 교류에서 새로운 정보나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재편을 해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며 “기업의 장기적 비전 제시를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의 역할을 최대한 살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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