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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영장기각, 검찰개혁 계기돼야


입력 2017.04.12 10:39 수정 2017.04.13 11:08        서정욱 변호사
직권남용과 직무태만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다시 기각됐다.

"혐의 내용에 관하여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다,

그동안 특검과 검찰의 수사의지와 행태를 볼 때 충분히 예견된 결과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왜 유독 우병우만 '공범'이 없을까?

블랙리스트, 이대 입시비리, K재단ᆞ미르재단 설립 등은 모두 공범이 있는데 왜 우병우의 범죄만 공범이 없을까?

필자가 계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다.

과연 우병우는 혼자서 그많은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모든 범죄를 저질렀을까?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조직적 협조없이 과연 혼자서 그 많은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가능할까?

필자의 경험칙으로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왜 우병우만 단독범인가?

바로 '검찰'이 그의 공범이기 때문이다.

흔히 검찰을 '권력의 시녀'라고 한다. 그만큼 검찰은 정치권력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검찰이 권력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유일하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제 식구'에 대한 처벌이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정말 청산해야할 검찰의 적폐 중의 적폐다.

우병우에 대한 그동안 검찰의 수사도 결국 한마디로 요약하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꼬리 자르기'다.

모든 책임을 우병우 개인의 일탈로 돌리고 검찰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라는 것이다.

과연 최근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하여 검찰의 책임은 없는가?

검찰은 과연 우병우와 관련하여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했는가?

필자가 보기에 검찰의 ‘정윤회 문건’ 수사는 본말을 뒤집은 전형적인 왜곡수사였다.

또한 우병우에 대한 검찰 초기 수사는 누가 뭐래도 우병우에 의한, 우병우의, 우병우를 위한 수사였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거의 매일,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은 중요한 국면마다 우병우와 통화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번 영장 재청구와 관련하여 세월호 수사방해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검찰은 우병우가 세월호 수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하고도 우병우의 압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에 '위증'만 포함하고 '직권남용'과 '강요'는 뺐다.

이 또한 명백한 잘못이다.

직권남용죄에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는 것은 명백한 입법상 불비이지만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어쩔 수 없으니 검찰의 판단을 이해한다.

그러나 검찰이 위와 같은 수사방해를 강요미수로도 영장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를 말한다.

행위 주체는 공무원으로서, 강제력을 수반할 수 있는 공무원에 한정되며, 단순한 직권남용이 아니라 권리행사를 방해해야만 성립한다(미수범 처벌규정 없음).

반면 형법 제324조의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로 미수범도 처벌한다.

직권남용죄와 강요죄의 관계에 대해서는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며, 나아가 직권남용죄는 행위의 양태(樣態)가 폭행이나 협박을 필수 요소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공무원이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할 경우 직권남용죄와 강요죄가 경합한다는 것이 통설과 판례이다.

바로 검찰 제1기 특수본이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최순실이 순차 공모해 기업들에게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을 요구해 총 774억원을 모금한 행위를 직권남용과 강요의 경합범으로 본 이유다.

또한 특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기소할 때도 직권남용과 강요의 경합범으로 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왜 유독 우병우의 세월호 수사방해만 강요가 안 되고 직권남용만 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우병우의 개인 비리로 꼬리 자르기'' 외에는 달리 이유가 없다.

국회 청문회 위증은 우병우의 개인의 범죄행위지만 강요죄 부분은 최소한 청와대 민정실 전체의 문제이거나 더 나아가 검찰수뇌부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권력의 사유화'이고, 우병우 국정농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검찰권의 사유화'다.

우병우의 개인 비리나 가족 비리는 결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검찰의 인사농단, 정권에 비판적 인사에 대한 표적 사정, 세월호 수사방해 등 정권 비리 감싸기 등이 핵심이다.

아울러 민정수석의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오직 대통령 심기 보좌와 사익부패 방조에만 활용한 것이 본질이다.

문체부, 외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수많은 기관에 대한 인사권 남용 혐의가 있는데 왜 유독 검찰인사권 남용만 빠졌는가?

그렇다면 아직도 검찰에 현존하는 소위 '우병우사단'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또한 검찰수사는 민정수석뿐 아니라 법무부장관도 원칙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검찰의 고유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병우는 민정수석의 직권을 남용하여 무수한 사건의 표적수사에 개입하여 결과적으로 무죄판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의혹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검찰은 왜 이런 의혹들은 진실의 감옥에 가두고 수사하지 않는가?

검찰은 이제라도 자기살을 도려내는 사즉생의 각오로 우병우 사건을 전면적으로 재조사해야 한다.

청와대 압수수색 이전에 법무부와 검찰부터 압수수색해야 한다.

검찰총장, 특수본부장, 검찰국장과의 통화내역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온 국민은 지금 호랑이와 같은 눈으로 검찰을 주시하고 있다.

검찰은 결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

검찰이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결국 검찰이 아닌 다른 기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병우가 죽는냐, 검찰이 죽는냐, 그것이 문제로다.''

검찰은 우병우 사건의 성패가 검찰 조직의 운명을 좌우함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더욱 심기일전해야 한다.

국정농단 사익부패 권력에 대한 심판은 이제 시작이며 아직도 때는 늦지 않았다.

검찰은 본질을 외면한 사상누각의 수사로 우병우 사건을 덮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여야 한다.

스스로 개혁을 거부하면 반드시 타율적 개혁이 뒤따를 수밖에 없음은 역사의 교훈이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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