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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정된 북한 형법 보니…한국영화 '반입·유포죄' 형량이...


입력 2017.04.03 17:02 수정 2017.04.03 17:06        하윤아 기자

처벌수위 강화…남한방송 청취·삐라 수집 최대 10년형

북, 체제 결속 약화 우려해 외부정보 유입 철저히 차단

북한의 2015년 개정 형법에서 외부정보 접촉 행위에 대한 처벌수위가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처벌수위 강화…남한방송 청취·삐라 수집 최대 10년형
북, 체제 결속 약화 우려해 외부정보 유입 철저히 차단


북한이 형법을 개정해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외부정보를 반입하거나 유포하는 주민들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체제 결속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고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입수된 북한의 2015년 개정 형법에 따르면 북한은 퇴폐적인 문화를 반입·유포(제183조)하거나 퇴폐적인 행위를 한(제184조) 자에 대해 정상이 무거운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가장 최근의 북한 형법(2012년 개정)과 비교해보면 최고 형량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형법에는 퇴폐문화를 반입·유포한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퇴폐적 행위를 한 경우에는 최대 2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북한은 해당 법조항에서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을 담은 그림·사진·도서·노래·영화 등을 허가 없이 외부에서 반입, 제작, 유포, 불법보관하는 행위와 이를 보거나 듣거나 재현하고 또 상습적으로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문화를 침해한 범죄'에 이를 분류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은 사실상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한류 문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자유로 인근에서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 너머로 무심히 흐르는 임진강과 적막감에 휩싸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한의 주민들이 USB나 SD카드 등으로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말 통일부 기자들과 만나 "(주민들이)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이불 쓰고 한국 영화를 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태 전 공사는 당시 "북한 사회는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보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별의별 조치를 다 취하고 있다"며 "어느 순간 북한에 외부정보가 유입돼 허구성이 밝혀지면 북한은 스스로 무너지게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은 체제 결속력 약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주민들의 외부정보 접촉을 철저히 차단·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관련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대북방송사인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3일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려는 북한 당국의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현실적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외부정보를 접한 사람들을 공개처형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는 방식으로 본보기를 보이는 것 외에도 실제 법을 강화해 주민들에게 심리적인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 당국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북한 주민의 민심이고, 그 민심을 좌우하는 한 축이 바로 외부정보"라며 "외부정보 유입은 허구적 이데올로기로 유지되는 북한의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유입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자유의다리에서 띄워보낸 열기구가 날아가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이밖에도 북한의 2015년 개정 형법에서는 주민들의 외부 접촉을 차단·통제하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여러 차례 엿보였다.

실제 북한은 2015년 개정 형법에서 적들의 방송을 들었거나 적지물(대북전단 등)을 수집·보관·유포한 죄(185조)와 관련한 최고 형량을 확대했다. 정부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2012년 형법은 해당 죄목에 대해 '정상이 무거운 경우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2015년 형법은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2015년 개정 형법에 '비법적인 국제통신죄'(222조)가 신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항은 '비법적으로 국제 통신을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한다. 앞 항의 행위가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경지역에서의 통신 행위를 단속함으로써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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