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실험’ 신태용호, 소득 없었나

에콰도르에 패했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우승

후반 교체 투입된 '독일산' 골키퍼 최민수 활약

신태용 감독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 대한축구협회

신태용 감독이 선발 라인업 10명을 교체하는 실험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디다스컵 U-20 4개국 국제 축구대회' 에콰도르와의 최종전에서 0-2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잠비아, 에콰도르와 함께 승점 6을 기록, 득실과 승자승에 앞서 머쓱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표팀은 오는 5월 국내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한다.

지난 잠비아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실험”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신 감독은 "최종전에서는 새로운 조합을 만든다. 우리는 1~2차전에서 생각했던 조합을 가져갔다. 3번째는 실험하지 못한 선수들을 꼭 봐야 한다. 새 얼굴들이 나설 것"이라고 일찌감치 못 박은 바 있다.

공언대로 무려 10명의 선수가 첫 선발 기회를 잡았고, 이 가운데 안준수와 강윤성, 노우성, 오인표, 강지훈 등 5명은 처음으로 잔디를 밟았다. 포메이션은 3-4-3 형태의 점유율 위주 전개 방식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당초 주문했던 짧고 간결한 패스는 번번이 에콰도르 선수들에게 차단됐고, 급기야 노우성-김승우-김민호로 구성된 스리백은 수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선제 실점도 이른 시간에 나왔다. 에콰도르는 전반 14분, 단 3명의 선수로 중원에서의 볼 싸움에서 이겨낸 뒤 아요비의 굴절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들을 둘러싼 6명의 한국 선수들은 그저 멍하니 실점을 지켜볼 뿐이었다.

전반 26분에는 역습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후방에서 한 번에 길게 연결된 패스를 에콰도르 공격수 카베사가 이어받았고, 안준수 골키퍼가 급하게 뛰어나와 비어있던 골대에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실험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듯 교체 카드 3장을 꺼내들었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승우와 최민수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단단하게 걸어 잠근 에콰도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교체 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최민수. ⓒ 대한축구협회

그렇다고 아주 소득 없었던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후반 교체 투입된 골키퍼 최민수가 돋보였다.

최민수는 후반 9분, 역습 위기서 에콰도르 선수의 강력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슈퍼세이브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13분 뒤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에콰도르의 스루패스도 적절한 타이밍에 달려 나와 차단시키기도 했다.

최민수(독일명 케빈 하르)는 신태용 감독이 유럽을 돌며 직접 선발한 선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유스팀에 몸담고 있으며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엇보다 독일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된 바 있어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