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만족하지 않지만 당 쇄신 위해 최선 다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징계 국민과 역사에 맡겨야”

“바깥 힘 빌려 위기 극복 이번이 마지막 돼야…자정능력 길러야”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만족스럽진 않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00일간의 비대위원장 역할을 하면서 느낀 소회와 몇가지 당부의 말을 드린다”며 운을 뗐다.

인 비대위원장은 “보수의 원칙과 방법으로 당과 보수를 재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비대위원장직에 올랐던 지난해 말 당시를 회상한 뒤 “첫 쇄신은 인적청산이었다. 인적청산을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인적청산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이라고 해서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원칙 없이 인적청산을 하는 것도 또 다른 패권의 시작이며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 아니다”며 “원칙을 지키고 주어진 목표 내에서 최선을 다한 제한적 인적청산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징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인 비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징계는 국민과 역사에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당이 선택한 사람에 앞서 국민이 선택한 사람이다. 인적청산 그 자체가 목표였다면 모르겠지만, 수단으로의 인적청산은 보여주기식 행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자유한국당의 자정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당은 정통보수정당이다. 수많은 위기를 스스로 해결했고, 성장했기에 국민도 인정해 집권기회를 줘 국가발전을 주도할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여섯 번째 비대위원장이고,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할 때마다 책임있는 사람은 뒤에 숨어서 나서지 않고, 희생하지 않고, 바깥의 힘을 빌려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내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자정능력을 길러야 한다. 약 100명 의원들이 있는 정당이 자기 잘못 스스로 고치지 못하고 밖에 힘을 빌려 이 당을 쇄신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소속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인 비대위원장은 오는 31일 19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끝으로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