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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구성, 국가대표급인가


입력 2017.03.29 13:31 수정 2017.03.29 13:3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현대축구 특징인 분업화 코치진과 거리 멀어

2002 한일월드컵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져

28일 한국-시리아전 승리 후 슈틸리케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승리가 필요했던 시리아전에서 승리는 챙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홍정호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13(4승1무2패)을 기록하며 조 2위 자리를 지켰다.

진땀승이지만 승리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일찌감치 선취골을 뽑고도 1골을 지킨 것 외에는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아니었다. 권순태 골키퍼의 얼굴 선방과 크로스바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카타르를 꺾은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조 4위까지 추락했을지 모른다.

돌아온 손흥민에게 볼을 연결하는 것이 공격의 전술이었고, 언제나 그렇듯 수비는 불안했다. 공수 간격은 심각하게 벌어지며 시리아에 분위기를 내줬다. 어떤 축구를 목표로 하는지 알 수 없는 ‘신비주의’ 전략은 계속 이어졌다.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확실하게 실패한 공격수와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교체 카드로 활용될 때는 알 수 없는 축구의 깊이를 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때 ‘갓틸리케’라 불렸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뿐 아니라 내셔널리그까지 지켜보는 열정과 유소년 축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면서 축구팬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소속팀에서 잘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면서, 대표팀의 경기력과 성적이 좋아졌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전승과 무실점이란 성적이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작과 함께 숨어있던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력이 한참 떨어지는 팀을 상대로는 점유율 축구가 가능했지만, 전력이 엇비슷한 팀들과 경기에서는 백패스와 패스 미스만 늘어났다.

무실점 수비는 온데간데없고, 날카로운 패스 한 번에 유효 슈팅까지 허용하는 장면이 매번 나온다.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처구니없는 패스로 상대 역습의 시작을 알리고, 사람이 아닌 공만 따라가다 실점했다. 측면 자원임에도 빠르지 않고, 크로스가 부정확하지만, 선발로 나서는 데는 문제가 없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임에도 골 결정력이 떨어지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의 교체 활용에서 알 수 있듯, 그의 능력과 한계는 명확해졌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에는 반대한다. 결정적으로 오는 5월 국내에서 개막하는 U-20 월드컵이 끝난 뒤 신태용 감독을 부랴부랴 감독직에 앉히고, 예선 혹은 본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두 떠맡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의 코칭스태프 구성이 국가를 대표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축구계 안팎에서는 슈틸리케보다 대한축구협회 탓을 더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탓하는 강도는 더 높아진다.

현대 축구는 코칭스태프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2002 한일월드컵만 돌아봐도 위대한 성적은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역할 분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비 전술을 만드는 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핌 베어벡 코치, 대표팀의 ‘무한 체력’을 가능하게 했던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체력 담당 트레이너, 비디오 분석 담당관 압신 고트비의 존재가 없었다면, 4강 신화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박항서와 정해성, 김현태 코치가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없었을지 모른다.

지금은 어떤가. 능력의 한계가 명확한 슈틸리케 감독, 경력과 능력을 알 수 없는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 코치가 대표팀을 지휘한다. 선수로서는 대단했을지 모르지만, 지도자 자격과 경험이 없는 차두리를 전력분석관이란 이름하에 코치로 활용한다.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적이 없는 설기현 역시 대표팀에서 코치 역할을 맡는다.

현재의 코칭스태프 구성이 국가를 대표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월드컵 16강 이상을 목표로 하고,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를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 축구가 살 수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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