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쏠쏠한 ETN' 증권사 외면에 거래소 속앓이


입력 2017.03.24 06:00 수정 2017.03.24 08:04        김해원 기자

코스피 훈풍에 ETN 수익률 20% 육박에도 증권사 소극적 일관

선취수수료 저렴한데다 유동성공급자(LP) 비율 높아 매력 없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ETN라인업을 넓히면서 적극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들이 ETN상품을 접하기는 어려워 상품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시장 훈풍으로 높은 수익률을 구가하고 있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정작 일선 증권사 판매창구에서는 외면을 받고 있다. 개인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안겨주는 알찬 신상품이 모처럼 등장했음에도 판매회사 입장에서는 남는 것이 별로 없어서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모 증권사를 찾아 ETN 투자 상담을 의뢰했더니 "새로 선보인 파생상품의 경우 아직 추천해드릴 수 있는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다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강세장과 연동하는 성격에 시장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 창구에서도 "기존 투자상품에서 갈아탈만큼 ETN이 매력적이지 못하다", "자신있게 권할만한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등의 이유를 대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 등 대형증권사가 ETN을 발행하고 있다.

ETN을 내놓은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선택권과 최종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이라며 적극적인 홍보와 직원 교육 등을 부탁하고 있지만 증권사의 '동상이몽'격 태도에 속앓이만 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저렴한 상품 수수료에 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한번 상장하면 이후 운용수수료가 없는 ETN이 긍정적이지만 증권사에게는 수수료 수익이 타 상품 대비 미미하다.

이 같은 기조는 중소형증권사 뿐만이 아닌 대형증권사도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대형 증권사를 방문해 ETN상품에 대해 문의했더니 신규고객여부를 먼저 체크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 상품에 가입돼 있는 고객이 ETN으로 갈아탈 경우 수수료 손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년에 1억을 투자한 상품의 경우 수수료를 1~2%떼 100만원의 수수료를 얻을 수 있지만 ETN의 경우는 한번 상장하면 자주 거래하지 않는 특성상 0.015%의 선취 수수료로 1만5000원을 떼는 구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품 출시를 안하는 중소형 증권사 뿐만 아니라 대형증권사도 ELS나 ELF 등의 고객이 ETN상품을 문의하면 긴장하게 된다"며 "신규자금이 유입되면 몰라도 기존 고객이 정보를 알고 상품을 갈아타고자 한다면 적극 권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ETN판매율은 저조한 편이다. 국내 상장된 전체 133개 종목의 ETN 가운데 117개 종목의 유동성공급자(LP) 비율이 95%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의 LP 보유율이 높다면 발행 주식수가 많더라도 발행 증권사가 실제 판매보다는 LP로서의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상장 중인 ETN의 대부분이 증권사 LP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고 풀이된다.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ETN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0% 가까이 뛰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의 QV 조선 TOP5 ETN이 최근 한 달 동안 17.3%가 뛰었고, 같은 증권사 항공우주 테마 ETN도 8%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ETN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홍보가 확대돼야 하고, 발행사 입장에서 중장기적인 투자 수단으로 봐야 하는데 정부주도 상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해원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