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장사 열중하는 손보사…한화손보 약관대출 30%↑
12개 상장 보험사 33조3265억원…전년보다 1조7560억원 늘어
대표적 불황형 대출…고객은 보험료에 이자까지, 보험사만 호강
손해보험사들이 가계대출 풍선효과에 편승해 금리장사에 열중하고 있다. 보험료를 담보로 한 약관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화손해보험은 1년 만에 증가율이 30%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불황형 서민 대출로 고객이 이중부담을 지는 구조인 탓에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12개 주식시장 상장 보험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보험약관대출은 33조3265억원으로 전년 말 31조5705억원 대비 5.6%(1조756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조사 대상 보험사들 가운데 보험약관대출이 감소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회사별로 보면 한화손보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한화손보의 보험약관대출은 6585억원으로 같은 기간(5039억원) 대비 30.7%(1546억원) 급증했다.
이어 흥국화재의 증가율이 높았다. 흥국화재의 보험약관대출은 3651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25.0%(911억원) 늘었다. 이어 롯데손해보험의 보험약관대출이 2800억원에서 3306억원으로 18.1%(506억원) 불며 증가폭이 컸다.
이밖에 메리츠화재(16.6%)·동부화재(16.5%)·KB손해보험(16.3%)·현대해상(15.0%)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험약관대출은 이름 그대로 고객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보험사가 내 주는 대출이다. 통상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지환급금의 80% 이내에서 약관 대출이 이뤄진다.
즉,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다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며 이자까지 내야하고, 결국 그 사이 보험사만 배를 불리는 셈이다.
그럼에도 보험약관대출이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소위 제 3금융권이라 불리는 대부업체 보다는 이자가 낮은 까닭이다. 현재 보험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보험약관대출 금리는 종류에 따라 4~9%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약관대출 증가는 정부의 가계부채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며 "특히 손보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대출 실적으로 만회하려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