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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 해부]'넘사벽' 삼성생명, 부익부빈익빈 심화


입력 2017.03.12 07:00 수정 2017.03.12 09:59        부광우 기자

최초로 적립금 20조원 돌파…압도적 시장 1위

든든한 식구들 배경…일감 몰아주기 비판 계속

삼성생명이 국내 금융사들 중 유일하게 적립금 20조원을 넘기며, 퇴직연금 시장의 독보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삼성생명이 국내 금융사들 중 유일하게 적립금 20조원을 넘기며, 퇴직연금 시장의 독보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배경에 식구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삼성그룹의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한 삼성생명의 공세에 퇴직연금 시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총 퇴직연금 적립금은 145조7981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금융사에 맡기고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한 후,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 금융사들 중 가장 많은 퇴직연금 실적을 올리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조6265억원으로 전체의 14.1%를 차지했다. 국내 금융사들 중 퇴직연금 적립금 20조원을 넘긴 곳은 삼성생명이 처음이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실적은 그 뒤를 잇는 국내 대표 시중은행들을 압도하는 규모다.

시장 2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4조97억원으로, 삼성생명의 3분의 2수준에 그쳤다. 시장점유율도 9.6%로 한 자리 수에 그쳤다. 이어 퇴직연금 적립금이 많았던 KB국민은행(12조5423억원)과 우리은행(10조4842억원), IBK기업은행(10조4142억원), KEB하나은행(9조3008억원) 등은 삼성생명의 절반 안팎 수준이었다.

문제는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시장 독주 배경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물량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퇴직연금 중 절반 이상은 그룹 내 계열사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18조8891억원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는 10조353억원으로 53.1%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둘러싼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퇴직연금 보험일감 몰아주기는 공정경쟁을 해쳐 연금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모기업의 부실화가 계열 금융기업의 동반부실로 이어져 노동자의 정당한 수급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그룹 내 다른 금융 계열사와도 퇴직연금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구조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삼성생명이 그룹 내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소화하면서, 다시 삼성생명은 자사 근로자들의 퇴직연금을 삼성증권 등에 맡기는 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결국 이 같은 구조를 유지하는 한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시장 독주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관리해준다는 퇴직연금의 기본에 비춰봤을 때, 삼성생명은 국내 최대·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의 근로자들을 고객으로 깔고 가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구조 속에서 다른 금융사가 퇴직연금 시장 1위 자리를 노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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