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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신년 기자회견 비판한 장제원에 손수 항의…왜?


입력 2017.01.24 12:28 수정 2017.01.24 14:11        고수정 기자

새누리당에 ‘반기문 대안’존재감 부각 의도인가

대행 측 "통화 사실 확인 못해…대응 생각 없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대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여운을 남기면서 황 권한대행의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는 황 권한대행. ⓒ사진공동취재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권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여운을 남기고, 불출마를 명확히 밝히라는 정당의 한 대변인에게 직접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황 권한대행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선주자) 지지율 보도와 관한 것은 저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저는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국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던 때와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해석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외의 선택지를 택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시각은 차가웠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멈추라고 힐난했다. 황 권한대행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는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의 브리핑과 관련해서 벌어졌다.

장 대변인은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브리핑에서 “황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명확히 밝히고 오로지 민생 현안에만 집중하길 촉구한다”며 “황 권한대행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후 장 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브리핑에 불만을 표하는 전화를 직접 걸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권한대행이 오늘 오전 저의 대변인 브리핑이 나간 후 제게 직접 전화를 걸어 꾸짖듯이 말했다”며 “‘바른정당이 나에 대해 이렇게 대응할 것인가? 장 의원의 생각인가? 논평을 장 의원이 직접 쓴 것이지요?’라고 물었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에서 ‘반기문 대안론’으로서 존재감을 분명히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돌았다. 현행 헌법이나 선거법에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자체와 당내 경선에 도전하는 것도 금지하는 규정이 없는 만큼 대권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불교방송에서 “(출마하겠다면)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그 분의 선택에 따라 우리가 대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주자들이 4월 말 혹은 5월 초 일정을 예상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황 권한대행이 조급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선거일 3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다만 황 권한대행이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만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대권 출마 여부를 쉽게 밝히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권한대행 측은 본보와 통화에서 “장 대변인에게 전화한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고, 대응할 생각도 없다”며 대권 행보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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