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자동차·석유화학 업계 "유가상승 효과에 찬물"
신흥국 경기침체, 구매력 약화로 업황에 부정적
미국이 14일(현지시간) 단행한 금리 인상은 우리 자동차 및 석유화학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유가상승 추세로 업황 회복을 기대했던 관련업체들에게는 호재를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무역협회와 자동차·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은 직접적인 대미 무역관계보다는 신흥국 구매력 저하에 따른 업황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 다른 업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얻는 수혜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현지공장 생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 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
미국보다 영향이 큰 것은 신흥국 시장이다. 미국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돼 신흥국의 구매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은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 강세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로 중국, 중남미 등의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의 주요 산유국 경기가 회복되며 이 지역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 금리인상이 이같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 역시 내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소폭 상승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세를 지연시켜 자동차 수출 확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체에 해당되는 이슈로, 신흥국 시장 회복 자체가 더뎌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미국 금리인상으로 유가 상승 전망 따른 수출 증가 기대감을 접어야 할 상황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신흥국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이에 민감한 석유화학분야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기보다는 향후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달러 보유 규모가 줄 수밖에 없는 점도 부정적”이라며 “다만 이번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향후 인상 폭과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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