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재재·독자제재 싸잡아 비난…위기타개용 '도발'?
'도발→제재→도발' 되풀이…북, 또다시 제재 핑계 무력시위 가능성
전문가 "핵실험·ICBM 등 고강도 도발보다 저강도 포격도발 할듯"
도발→제재→도발 패턴 되풀이…북, 또다시 제재 핑계 무력시위 가능성
전문가 "핵실험·ICBM 등 고강도 도발보다 저강도 포격도발 할듯"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대북제재결의 2321호를 채택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보완하는 대북 독자제재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이 '비열하고 너절한 행위', '어리석은 망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으로 더욱 궁지에 몰린 북한이 향후 이를 핑계 삼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를 지지한 유럽국가들을 비난하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입장을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유엔 안보리가 이번 제재결의에서 지난 9월에 진행된 우리의 핵탄두폭발시험을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걸고들었는데, 유엔헌장과 그 어느 국제법전에도 핵실험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된다고 규제한 조항이 없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그러한 조항이 있다면 응당 핵실험을 누구보다 많이 한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들이 먼저 제재대상으로 되여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안보리 밖에서 단독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처럼 비열하고 너절한 행위는 없을 것이다. 유럽나라들이 독자성이 있다면 사고와 처신도 그에 맞게 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북한은 같은 날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담화를 내보내며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를 비난하기도 했다. 대변인은 담화에서 "제일 가증스러운 것이 불법무법의 대조선 제재결의를 조작해낸 미국상전에 무작정 편승하여 독자제재를 부르짖는 박근혜패당의 망동"이라며 "쓸데없는 독자제재 따위로 우리 군대와 인민이 선택한 정의의 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망상은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동방의 핵강국으로 우뚝 올라서고 우주강국의 자랑찬 위용을 만천하에 떨치며 자주, 자립, 자위의 위력으로 나날이 흥해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제재와 압박도 가차 없이 짓부셔버리며 승리의 진로를 따라 도도히 질풍노도쳐 나갈 것"이라며 "심술궂은 앙탈질, 헛된 망동에 불과한 제재놀음이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는 자멸행위로 된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은 우리 정부의 고위인사들과 부처들을 거론하면서 "동족대결의 일선에서 갖은 악행을 다 저지르고 있는 악질대결광신자들과 괴뢰통치기관들을 제재정도가 아니라 민족반역의 무리, 매국배족집단으로 씨도 없이 청산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번 새 대북제재는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 상한선을 설정해 주요 외화소득원을 차단하고, 대외적 경제 및 외교활동을 제한하는 추가적 조치도 포함됐다. 그간 군사적 제재에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북한의 경제·외교적 고립을 심화할 수 있는 조치들이 추가돼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재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와는 별개로 우리 정부를 비롯해 미국, 일본, EU 등이 각각 독자적인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하거나, 논의 중에 있어 북한은 전방위적으로 제재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대북 전문가들은 유엔의 제재결의와 북한의 도발이 순환 반복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향후 무력시위를 통해 제재국면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연구소 소장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핑계로 도발을 지속해왔고, 이 같은 양상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마침 북한이 동계 군사훈련 기간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낮은 단계의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포사격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두고 북한은 남한 정부의 대북적대시 정책에 따른 대응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남북관계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김정은은 소위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자 북한이 남한보다 군사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 할 것"이라며 "군사적인 부분밖에 내보일 것이 없는 김정은이 통치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빌미는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만일 중국이 대북제재 이행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은 정말 극심한 압박을 받게 된다.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김정은이 최근 한 달간 군부대를 9차례나 방문하고, 집권 이후 포사격에 집착하고 있는 점에 미뤄 향후 중·저강도의 포격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협상국면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겨냥한 도발보다는 우리 정부를 겨냥한 재래식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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