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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김재경 탈퇴, '6인 협의체' 동력 잃나


입력 2016.12.01 00:36 수정 2016.12.01 00:55        문대현 기자

김재경 "좀 더 긴장감 있게 모임하라는 뜻"

협의체 추천 비대위원장 못받겠다는 지도부 때문?

새누리당내 친박과 비박이 포함된 중진의원들로 구성된 6인 중진협의체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우택, 원유철, 김재경, 홍문종, 나경원, 주호영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중진 6인이 모인 이른바 '중진 6인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무용지물론이 나오고 있다. 친박 지도부가 협의체에서 합의되는 비대위원장을 사실상 거부하기로 한 가운데 비주류 중진 김재경 의원은 협의체에서 나오기로 했다.

협의체는 최순실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두고 서로 다른 주류 측과 비주류 측이 나뉘어져 '한지붕 두가족'의 모습을 보이자 주류인 원유철 정우택 홍문종 의원과 비주류인 김재경 나경원 주호영 의원이 모여 만든 구성체다. 그러나 강성 주류와 비주류 쪽에선 이들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해 장애물에 부딪힌 상황이다.

김재경 의원은 3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협의체에서 나올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오늘(30일) 원래 회의를 하기로 돼 있었는데 내일로 미룬다고 하더라. 한 시가 급한 데 자꾸 미루는 게 마땅치 못하다"며 "우리가 합의를 해도 지도부에서 받기도 곤란한 상황이고 진정성도 의심스럽다"며 탈퇴 배경을 전했다.

이어 "2일 전에 (지도부가) 그런(협의체를 거부하는 뉘앙스의) 말을 하니 기분이 좋지 않더라"며 "협의체에서 안을 내도 지도부에서 안 받는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않은데 오늘 의원총회를 보니 안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당초 협의체는 지난 28일 비주류 측이 추천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총 추인을 거쳐 임명하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비주류가 추천한 3명의 비대위원장 후보 가운데 1명을 협의체에서 선택한 뒤 의총 추인을 거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소식을 접한 지도부는 여전히 12월 21일 내로 사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체 구성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이정현 대표는 "당내 여러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라면서도 "거기(중진협의체)에서 추천했으니 무조건 받으라고 하는 부분은 나머지 초재선 의원을 포함한 당의 구성원, 그리고 국회의원 외에 평생을 두고 당비를 내가며 당과 보수 가치를 지키는 수십만 당원이 있는데 가능하겠느냐. 그런 식으로 가면 당이 화합하기 어려우니 어떤 안이든 내라"며 부정적 견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처럼 협의체는 다소 힘을 잃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탈퇴로 더욱 추진력을 받지 못하게 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중진 협의체에서 당을 수습할 대안을 제시하더라도 지도부에서 이를 받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않겠나"라며 "더군다나 한 명이 빠지면서 더 김이 새게 됐다"고 비관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탈퇴를 하는 김 의원은 협의체가 지금 당장 타격을 입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좀 더 긴장감 있게 모임을 진행하라는 의미에서 내가 빠졌다"면서 "그래도 비주류 측에선 2명이 더 있으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상황에서 중진 협의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김 의원의 발언과는 다르게 정치권 안팎에서 바라보는 협의체는 이미 무력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지도부가 사실상 등을 돌리고 있는 데다가 비주류 의원들도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는 상황은 아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본보에 "중진 협의체는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무력화된 것 같다"며 "비대위원장은 결국 의총을 통해서 선출될 수 밖에 없다. 대표성 문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꼬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담화문을 발표한 게 협의체 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음달 9일 탄핵안이 본회의에 올라가면 지도부가 퇴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은 모든 것을 전망하는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협의체가 제대로 활동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협의체에 속한 의원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일부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에서 나오는 발언과 결정사항이 공식적 효력을 갖고 있지 않아 내부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중진 협의체 모임은 지난 28일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다"며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사정을 전했다.

친박 성향의 A 의원도 본보에 "지도부가 퇴진하기 전에는 공식 지도체제가 있는 것인데 비주류에서 추천한 인물을 공식 지도체제가 고르는 식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협의체라는 것은 협의하고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비공식적인 기구지 거기서 나온 안을 승인받거나 추인받는 기구로는 볼 수 없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이와 같은 분위기로 볼 때 6인에서 5인이 된 협의체는 앞으로 당 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힘들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에 의하면 일부 초선 의원들이 협의체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일부 초선 의원들의 경우 협의체가 추천한 비대위원장이 직에 오르고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는 뜻에서 협의체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 의원은 이에 대해 "초선 의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모임을 갖고 있는데 당이 워낙 분열 양상으로 가니 경륜이 있는 분들의 고견을 듣고 지도부에 조언을 하는 기능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그 이상 협의체를 공식 기구로 인정한다거나 확대 해석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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