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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 여권 반응은?


입력 2016.11.29 18:35 수정 2016.11.29 18:37        문대현 기자

환영하는 친박, 고심하는 비박, 독려하는 탈당파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국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한 가운데 여권의 반응이 엇갈렸다. 친박계는 담화를 빌미로 탄핵 국면을 중지시키려 하고 있고 비박계는 고심에 빠진 모양새다. 당초 야당과 마찬가지로 탄핵을 주장하던 비박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제3차 담화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야 합의로 자신의 퇴진 일정을 결정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탄핵이나 하야와 같이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모양새가 아니라 질서 있는 퇴진을 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친박계가 최근 들어 줄곧 주장해 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지도부는 당사에 모여 대통령 담화를 함께 지켜봤다. 박 대통령이 담화를 시작하자 이 대표의 표정은 굳어졌고 조원진·유창수 최고위원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이 대표는 담화 중간중간 무언가 필기를 하거나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담화가 끝나자 이 대표의 눈에는 약간의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담화 시청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현 상황을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내용들을 잘 알고, 국민의 뜻에 부응한 것이라고 본다. 이제 국회가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현명하게 (국회가) 의견을 모아서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담화에 긍정하는 분위기로 감지됐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질서 있는 퇴진'에 대해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뜻을 다 밝힌 것"이라며 "국회가 국민들의 대표기관, 대의기관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는 것 아니겠나"라고 거들었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국정을 안정화시키면서 정권 이양을 순조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국회에서 정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입장에 섰다.

최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바꾼 정진석 원내대표도 "국민적 요구는 대통령 퇴진에 있었다고 저는 읽었다. 거기에 대한 답을 주신 것"이라며 "야당에게 탄핵 일정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싶다"고 평했다.

또한 '친박 좌장'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대통령이 퇴진 안 할 경우 탄핵으로 가려고 한 것인데,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한 이상 탄핵 주장은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며 "야당도 정말 대승적 견지에서 나라와 국가를 위해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저항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통령 담화는 친박계가 그동안 국회에서 주장해 온 기조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그렇다보니 친박계는 대체로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담화를 평했다. 반면 비박계는 달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비박계 긴급 모임을 가진 뒤 긴급 의원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겉옷을 벗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무소속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달라진것 없으며 국회는 예정대로 탄핵을 해야한다고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고심하는 비박

비박계의 좌장이라 할 수 있는 김무성 전 대표는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강석호 전 최고위원 등 자신의 측근 몇 명과 함께 담화를 지켜봤다. 담화 이후 이들은 무언가 논의를 했고 나경원, 이종구, 김재경 의원 등이 추가로 김 전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함께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이후 다른 비박계 의원들과 의원회관 6간담회실에 모여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황영철, 이학재, 박인숙, 하태경, 정병국, 이은재, 권성동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약 30분 간 머리를 맞댔지만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날까지 즉각적인 탄핵을 주장하던 종전 입장에서는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고 향후 대응에 대해선 "일단 의총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나경원 의원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일단 여야가 합의하는 것을 좀 지켜봐야하지 않겠나"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황영철 의원은 "탄핵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 결정을 국회가 빨리 내려야 한다"며 "솔직히 많은 고민이 있다. 어떤 판단을 내릴지 당장 어렵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개인적 생각으로 12월 2일에는 국회가 하야촉구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국회가 일정부분 방법을 제시했으니까 그걸 수용하는지 보고 하야 절차를 진행되면 된다"며 "국회 합의를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으면 탄핵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모두 즉각 탄핵 입장에선 물러난 듯한 뉘앙스다.

그러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오늘 대통령의 담화는 국회에 공을 넘기고 본인의 퇴진 일정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셨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진정성 있는 담화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회서 일단 여야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국회서 합의가 안되면 결국은 헌법적 절차는 탄핵 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탄핵 추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대통령 담화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흐트러지려는 비박계를 독려했다. 남 지사는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 의원들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김 의원은 "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기 처지를 모면하고자 온갖 용을 쓰고 있다. 국회는 법대로 이번 정기국회 안에 반드시 탄핵을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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