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적분할 가시화되나...29일 주주가치 제고방안 발표

사업회사와 투자회사간 분할 포함되나...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정책 여부 주목

"지난달 이미 관련정책 검토 밝혀...엘리엇 주주제안에 대한 것 아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 ⓒ데일리안

삼성전자가 29일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한다. 그동안 검토해 온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방안의 결과물로 사업회사와 투자회사간 인적분할 등의 내용이 포함될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검토해 왔다"며 "29일 오전 9시30분 관련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예정인 주주가치 제고방안 중 가장 핵심은 사업회사와 투자회사간 인적분할 방안이 포함되느냐 여부다. 이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달 5일 삼성전자 지분(0.62%)을 보유한 주주 자격으로 이사회에 공개 서한을 보내 요구한 안건 중 하나다.

당시 엘리엇은 서한에서 삼성전자 분할(지주회사 체제 전환) 외에 분할회사 미국 나스닥 상장, 30조원 특별배당 실시, 독립적인 사외이사 확대 등 4가지를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밝히는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을 통해 11월 말까지 주주제안을 검토해 관련 정책을 발표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표 내용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사안에 대한 것으로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인적분할은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것으로, 투자회사가 사업회사의 지주회사가 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특히 인적분할의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중 하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주사 지분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9%인데 인적분할을 통해 나눠지는 사업회사 주식을 내주고 지주회사 신주를 받아오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지분율을 높여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두 곳 모두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과 분할 비율 등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도 밝힐지 주목된다.

하지만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외에 미국 나스닥 사장, 특별배당, 사외이사 확대 등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이 날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할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통해 인적분할을 공식화 한다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상, 상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지연될 경우 지배구조 개편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삼성전자 인적분할이 공식화되면 삼성그룹 내 제조부문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금융부문은 향후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유력한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각각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