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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천사 복실아, 내게 와줘서 고마워"


입력 2016.11.21 09:02 수정 2016.12.07 10:14        부수정 기자

MBC '쇼핑왕루이'서 서인국과 호흡

"첫 주연작 성공적으로 마쳐 뿌듯"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를 끝낸 남지현은 "마치 꿈을 꾼 듯한 기분이 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매니지먼트숲

이젠 남지현(21)이라는 이름보다 '복실'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 속 날개 없는 천사 고복실은 착한 이미지인 남지현과 꼭 맞는 옷이었다. 고복실이 곧 남지현이었고, 남지현이 곧 고복실이었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맑은 복실은 '힐링' 그 자체였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에 시청자들은 마냥 미소를 지었다.

'쇼핑왕루이'를 마친 남지현을 18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지난 9월 21일 동시간대 꼴찌 시청률(5.6%)로 출발한 '쇼핑왕 루이'는 6회 만에 KBS2 '공항가는 길'을 앞서며 2위로 올라섰다. 10회에서는 10.2% 동률의 성적으로 '질투의 화신'을 압박했고, 2일 방송에서는 결국 '질투의 화신'을 잡고 수목극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 남지현은 "이렇게 잘될 줄 몰랐다"며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오르는 걸 보고 신기했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설마설마했는데 1위까지 했다"며 "기적을 이뤘다"고 했다.

'쇼핑왕 루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부자 남자 루이(서인국)와 가난한 시골 소녀 복실(남지현)의 로맨스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를 살린 건 캐릭터였다. 각 캐릭터가 생생하게 날아올랐고, 배우들은 캐릭터와 맞아떨어지는 연기를 했다.

남지현은 "시청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마치 꿈을 꾼 듯한 기분이 든다"고 복실이 미소를 지었다. 지인, 가족 반응도 뜨거웠단다. "식구들이 제 작품에 대해 언급을 안 하는 편인데 이번 '쇼핑왕루이'는 정말 좋아했어요. 엄마는 '복실이 오늘도 화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내주시기도 했고요. 호호. 언니도 잘 보고 있다고 했죠. '쇼핑왕루이'가 가족들을 신나게 해준 셈이죠."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에서 고복실로 분한 남지현은 "착한 복실이를 만나 행복했다"고 전했다.ⓒ매니지먼트숲

2004년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한 남지현은 '대왕세종'(2008), '에덴의 동쪽'(2008), '선덕여왕'(2009),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10), '무사 백동수'(2011), '엔젤아이즈'(2014), '가족끼리 왜 이래'(2014), '터널'(2016), '고산자 대동여지도'(2016) 등에 출연했다. '쇼핑왕루이'는 그의 첫 주연작이다.

남지현은 "인터뷰하면서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 난다"며 "아쉽기도 하고 오묘한 기분이 든다. 마침표를 찍은 듯하다"고 했다.

강원도 산골 소녀 복실이를 위해선 사투리 연습을 해야 했다. 남지현을 만난 강원도 사투리는 '복실이 말투'로 변모했다. 배우는 '복실이 말투'라는 얘기가 듣기 좋았다고 뿌듯해했다.

복실이가 점점 예뻐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복실이 상황이 점차 변해요. 상경한 후 골드라인에 입사하고, 루이 만나서 여러 일을 겪고요. 나중엔 싱싱라인 대표까지 되잖아요? 처한 상황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답니다."

드라마 인기 비결에 대해선 "예측하기 힘든 쫄깃한 이야기"라며 "배우들도 다음 대본을 궁금해하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서로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루이와 복실의 순수한 사랑, 유쾌한 분위기도 인기 요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동화 같은 드라마예요. 루이와 복실이가 사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세계를 만들고 싶었답니다. 풋풋하고 로맨스의 주인공이라서 참 행복했어요(웃음)."

로맨스 연기를 하면서 실제 남지현이 꿈꾸는 '연애'가 있는지 물었다. "친구인 듯, 연인인 듯한 편한 관계가 좋아요. 만나면 기분 좋고, 보고 있으면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는 게 티가 나는 그런 사랑이요. 복실이와 루이처럼."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에서 고복실을 연기한 남지현은 "복실이는 맑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매니지먼트숲

복실이가 본 루이의 매력은 무엇일까. '미워할 수 없다는 사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때로는 철없이 행동하지만 모든 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거다. "루이는 복실이를 위해 쇼핑해요. 비록 복실에게 혼나긴 하지만 복실이에 대한 루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복실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루이를 의심 없이 거둘 만큼 순수한 캐릭터다. 현실에 없을 법한 천사가 된 남지현은 "복실이는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여자"라며 "맑은 자연을 닮아서 건강한 기운을 풍기는 매력도 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해맑게 웃으며 기자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한 남지현은 복실이 실사판 같았다. 복실이와 닮은 것 같다고 하자 "복실이만큼 착하지 않다"며 웃은 뒤 "사람을 이해하는 모습이 닮아서 복실이의 선한 행동이 미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서인국과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화제였다. 설레고 달달하다는 시청평이 잇따랐다. "인국 오빠와의 호흡은 최고였어요. 호호. 로맨스신 찍을 땐 인국 오빠와 상의하면서 촬영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나올까 고민했지요. 예쁘고 풋풋한 로맨스 장면이 잘 담겨서 만족했어요."

'쇼핑왕루이'에는 컴퓨터그래픽(CG) 장면이 '깨알 재미'를 줬다. 배우들도 '깔깔' 웃었단다. "웃긴 장면이 많았어요. 본방송을 나중에 봤는데 진짜 웃겼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내용이 재밌어서 힘을 얻었죠."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를 끝낸 남지현은 "캠퍼스 청춘물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매니지먼트숲

복실이와 루이가 카카오톡을 주고받는 장면은 묘하게 설렜다. 연애 초기 서로에게 푹 빠진 남녀의 설레는 감정이 실감 나게 드러났다. 남지현은 "오대환 선배가 그 장면을 보고 '설렜다'고 하셨다"며 "시크한 복실이와 애교 넘치는 루이의 면모가 카카오톡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루이가 복실이가 준 오백원을 간직한 장면이란다. 오백원으로 전해진 진심은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리기도 했다. 복실이의 사소한 부분도 섬세하게 신경 쓰는 루이의 마음 씀씀이에 시청자는 물론이고, 남지현까지 감동했다. "루이의 행동이 예뻤어요. 대본 보면서 심쿵했고 뭔가 '찡'한 느낌이 들었어요. 인국 오빠에게 '이거 여자들이 감동하는 포인트'라고 했지요. 무엇보다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애정'하는 대사는 '사랑해'다. 극 중 루이와 복실은 마지막회 전까지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좋아해'라는 말만 자주 썼다. 마지막 장면에서야 나온 '사랑해'는 서인국과 남지현의 아이디어였다. "마지막에 한 대사라서 기억에 남아요. 그 전까지 '사랑라고 하지 않은 건 둘이 정말 좋아죽겠는 걸 표현한 것 같아요. '사랑해'라고 말하기엔 부끄럽기도 했고요(웃음)."

복실이와 루이는 각박한 세상을 살기엔 너무 착하다. 두 사람을 담담하게 보낸 남지현은 "힘든 세상이지만 둘이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배우 남지현은 MBC 수목극 '쇼핑왕루이'에서 호흡을 맞춘 서인국에 대해 "호흡이 좋았다"며 "풋풋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서로 노력했다"고 말했다.ⓒ매니지먼트숲

천사 복실이를 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복실이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그런 복실이가 절 찾아와줘서 감사해요. 절 믿어준 감독님, 작가님께도 감사드려요. 절 믿어준 분들 덕분에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었죠."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남지현은 작품 활동이 없을 때 대중교통으로 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상반기에 평범한 학생 남지현이었다가 하반기엔 '터널', '고산자', '쇼핑왕루이' 등을 통해 배우 남지현으로 '열일'했단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여기까지 온 그는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한 적 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난 평생 연기해야겠다'고. 근데 행복하고, 재밌게 할 자신이 없었던 거죠. 연기와 학업을 병행해야 해서 몸과 마음이 약해지면서 '이 힘든 걸 어떻게 평생 하지?' 걱정했습니다. 연기말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어서 괴로웠고요. 성인이 돼서 해야 할 고민을 어렸을 때 한 거죠. 그러다 성인이 되고 삶을 개척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하고 싶은 장르는 캠퍼스 청춘물이란다. 대학생인 그가 공감하면서 연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남지현은 최근 열린 2016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sia Artist Awards)에서 베스트엔터테이너 상을 탔다. "전 연기밖에 한 게 없는데 엔터테이너상을 받아서 놀랐답니다. 과분한 상인데 앞으로 베스트엔터테이너가 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호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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