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끝' 롯데가 첫 재판…총수일가 불참

재판부, 변호인 측에 '의견 준비' 주문, 내달 22일 2차 공판준비기일 열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신동빈 롯데 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경영 비리 의혹에 대한 첫 재판이 10분 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1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롯데 오너가 변호인은 "검찰 수사자료의 열람·등사가 엊그제 끝나 검토를 하지 못 했다"며 "혐의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밝히기까지 5주 정도 시간을 더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12월22일 오전 10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법정에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씨,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피고인 전원이 출석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 입장과 증거조사 일정·방식을 조율하는 공판준비 절차에는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본격적인 공판기일이 시작되면 피고인들의 출석 여부를 분명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받은 신 총괄회장과 일본에 체류 중인 서미경씨가 법정에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해 의견을 내 달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총수 일가 사건 이외에 신 총괄회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 사건,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심사 관련 사건 등 3건을 맡고 있다. 각각의 재판을 따로 진행한 뒤 선고는 같은 날에 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달 19일 총수일가를 비롯해 롯데건설 법인 등 총 24명을 3755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했다.

신 회장은 2009년 9월~2015년 7월 계열사 끼워넣기 등 방법으로 회사에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신 총괄회장과 공모해 롯데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씨, 서씨의 딸 신유미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사업권을 몰아줘 774억원의 손해를 가하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391억원, 서씨 모녀에게 117억원 등 총 508억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있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3%를 신 이사장에게, 3.21%를 서씨 모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858억원을 탈루한 혐의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계열사 임원으로서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도 39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