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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합병 논란...업계 "득보다 실 크다"


입력 2016.10.27 15:51 수정 2016.10.27 16:55        이광영 기자

독점 체제·경쟁 체제 득실 놓고 양사 미묘한 입장차

포스코, 현대제철 각사 로고.ⓒ각사 홈페이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합병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 최근 기업설명회를 통해 나오면서 뒤늦게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지난 26일 열린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최근 제기된 현대제철과 합병설에 대해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며 우회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전중선 포스코 경영전략실장(전무)은 “글로벌 철강환경 트렌드는 대형화가 맞다”면서 “중국과 일본은 이미 앞선 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서도 2개의 고로 밀 경쟁이 효율적인지 통합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등 가능성을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 공식 논의한 바는 없다”면서도 “철강산업이 저성장을 지속하다 보면 (합병을 하는)그런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달 초 ‘철강산업 동향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1~2위 철강기업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보고서는 현재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감산 전략보다는 M&A를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포스코, 현대제철을 합병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012년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공업의 합병으로 총 2조2000억원의 비용 절감 및 이익 증가 등 합병효과를 거둔 사례를 예로 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 현대제철의 현재와 같은 경쟁 구도가 철강산업 발전에 유리한 것인지, 아니면 통합체제가 유리한 것인지가 쟁점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회사 간 득실을 떠나 산업 전반적으로는 통합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사례는 과거 일관제철 5개사 체제에서 스미토모금속 합병 후 3개사 경쟁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일관제철 양사의 합병은 독점체제로 가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는 현재의 경쟁체제 대비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양사의 입장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지만 포스코와 달리 합병 가능성에 대해 검토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합병의 주체가 돼 독점 고로사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측은 보고서로 논란이 있던 당시에도 외부에 이에 대한 긍정적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해당 보고서부터 업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현실성 없는 주장만 제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에서 나타나는 합병 움직임에 따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자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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